〈어느 하녀의 일기〉외 주말의 TV 토요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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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녀의 일기 - EBS 밤 10시30분

30년대 프랑스 사회 조롱

사람들은 저마다 도덕적 아이러니와 모호함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도 마찬가지다.
1930년대 프랑스 시골마을이 배경인 이 작품에는 기괴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집주인 라부르는 발에 집착하는 괴벽을 가지고 있고 딸인 몽테일 부인은 하루 종일 방안에서 알 수 없는 실험을 한다. 게다가 그녀의 남편 몽테일은 집안에 있는 모든 여자를 임신시키며 성 (性)에 몰두한다.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몽테일의 성적 도착증은 파시즘을 상징한다. 마르크스주의자.프로이트주의자.초현실주의자.풍자영화의 대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루이스 브뉘엘 감독이 던지는 특유한 방식의 조롱이다.

사회적 부패와 파시즘의 대두로 인해 파탄의 길로 접어들던 30년대 프랑스 사회에 대한 가차없는 공격인 셈이다.

스페인 출신인 브뉘엘 감독이 처음 주목 받았던 작품은 '안달루시아의 개' .꿈에서나 나타날 법한 비합리적인 영상을 사용, 초현실주의의 태동을 알렸던 작품이다. 이후 브뉘엘 감독의 영화는 부르주아 교회에 대한 조롱과 풍자로 일관한다.

성욕과 교회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황금시대' (1930) 나 거지와 부랑아들이 벌이는 질펀한 잔치를 최후의 만찬에 비유해 화제가 됐던 '비리디아나' (1961) 등의 작품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패트리어트 게임 - MBC 밤 11시10분

IRA에 맞서는 전직 CIA요원

해리슨 포드 주연의 액션물. 조국의 안보를 위해 목숨을 건다는 뻔한 주제지만 최첨단 무기들은 볼거리다. 왕립 아카데미에 강연차 영국에 온 전직 CIA (미중앙정보국) 정보분석가인 존 라이언 교수는 테러를 목격한다.

테러범과 격투를 벌인 끝에 여왕의 사촌이자 북아일랜드주 장관인 홈스경을 구출하는데 성공한다. 동생을 잃고 달아나다 잡힌 숀 밀러는 아일랜드 공화군 대원. 북아일랜드의 독립보다 죽은 동생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다.

원제 Patriot Games.감독 필립 노이스, 주연 해리슨 포드.앤 아처.숀 빈. 92년작.

플러버 - KBS2 밤 10시40분

하늘을 나는 물질 발명

디즈니에서 제작한 가족용 오락영화. '34번가의 기적' (94년) 과 '경찰서를 털어라' (99) 의 레스 메이필드 감독작. 실험에 몰두하다 결혼식 날짜를 두번이나 놓친 필립 브레이너드 교수. 다시 잡은 결혼식날 '플러버' 라는 이상한 물질을 발명한다.

초록색의 이 물질은 중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필립은 플러버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만들고, 형편없는 농구 선수들의 실력을 올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플러버를 노리는 악당들이 나타난다.

원제 Flubber.주연 로빈 윌리엄스.마르시아 게이 하든. 97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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