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의 힘 … 삼성전자 사상최대 실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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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에 가까운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거뒀다. 고가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서 통신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국내외 사업장 실적을 합한 연결기준으로 매출 45조원, 영업이익 5조80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4.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4% 늘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21.7%, 영업이익은 9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5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부 매각대금 7000억원이 이익에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에 앞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29개 증권사에서 제시한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 전망치를 취합한 결과 평균값은 5조1180억원으로 집계됐었다.

 깜짝 실적의 공신은 스마트폰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 1분기에 휴대전화를 9500만 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은 4200만~4500만 대다. 삼성의 휴대전화 사업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에는 18% 수준이었으나 1년 만에 절반 가까이로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피처폰(일반 휴대전화)과 비교해 훨씬 고가인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것이 영업이익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출시 5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500만 대가 팔린 ‘갤럭시 노트’가 힘을 보탰다. 갤럭시S, 갤럭시S2가 누적 판매량 2000만 대를 넘어서는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데 이어 갤럭시 노트까지 글로벌 히트를 치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됐다는 평가다.

 손가락 대신 펜을 쓸 수 있게 하고, 화면을 5.3인치로 확 키운 갤럭시 노트는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혁신 제품에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이 속한 통신 부문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부문도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엘피다가 도산하면서 D램 가격이 소폭 올랐고, 스마트폰·태블릿PC용 모바일 반도체와 플래시메모리 수요도 증가한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부문에서 1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TV와 백색가전 부문은 이익이 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디스플레이패널 사업은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1분기는 전자·정보기술(IT)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4~6월에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S3 출시와 여름 런던 올림픽 특수로 액정화면(LCD)·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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