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극 '나비의 꿈 - 나는 꿈에 장주가 되었다'

중앙일보

입력

올해로 10회 정기공연을 맞이하는 경기고 동문 연극단체 화동연우회가 창작 풍류극 '나비의 꿈-나는 꿈에 장주가 되었다'를 21~25일 오후 8시(25일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꿈에서 내가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지'라는 장자(본명 장주)의 우언(寓言)호접지몽(胡蝶之夢)을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무엇보다 화려한 제작진들이 눈길을 끈다.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이 극본을 썼고, 연출은 이항(한양대 소아과 교수)씨가 맡았다.

또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 이화여대 국악과 황병기 교수 등도 작업에 참여했다.

이번이 초연인 이 작품은 1년여 전 김광림씨가 배우 캐스팅과 공연 장소 등 모든 제작사항을 미리 염두에 두고 쓴 것이다.

주인공 장주 역은 중견 탤런트 신구씨가, 장주의 꿈 속 대화상대 역은 배우 이혜영씨가 맡았다.

한 현대인이 꿈속에서 장주가 되고, 또 장주가 꿈을 꾸게 되는 극중극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연극은 2천5백년전의 인물인 장자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게 전하고 있는 사상을 그려냈다.

풍류극이라는 신조어를 붙인 공연답게 이 작품에는 다양한 볼거리, 들을 거리 등이 풍부하다.

황병기 교수의 음악과 백남준씨의 무대미술도 관심거리다. 황교수는 이 연극의 주제가 '허정(虛靜)의 노래'와 극중 정가, 가야금 곡을 작곡했다.

또 황교수의 추천으로 언더그라운드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가 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무대미술을 보면, 연극 마지막 부분에 1백50여 대의 TV 모니터가 구조물로 등장하고, 모니터 속에 백남준씨의 작품 '버터플라이'가 등장한다.

원래 백씨는 이 작품을 위해 내한할 계획이었으나 건강 상의 이유로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작업을 위해 연출자 이항씨가 미국에 있는 백씨를 세 차례 방문했다.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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