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 피플] 미성초등학교 조성선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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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장선생님'' .

서울 관악구에 있는 미성초등학교 조성선(61.사진) 교장의 별명이다.

조교장은 ''할 수 있다 어린이 컴퓨터'' (영진닷컴) 를 비롯해 컴퓨터 관련 서적만 10여권을 냈다. 컴퓨터 실력도 수준급이다. 프로그래밍 언어.홈페이지 제작언어(html) 는 물론 네트워크 장비와 리눅스도 이해하고 활용한다.

정보화에 밝은 교장선생님을 둔 덕분에 미성초등학교는 손꼽히는 시설과 교육 과정을 갖춘 학교로 유명해졌다.

''열린학습 정보화 교실'' 은 이 학교의 자랑거리 중 하나. 컴퓨터만 교육하는 컴퓨터실과 달리 일반 과목 수업에 멀티미디어 자료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컴퓨터활용'' 자격증 제도 등 학생 교육 프로그램도 훌륭하다.

3학년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워드프로세서.인터넷 활용능력을 측정해 1~3급의 자격증을 주고 있다. 이런 교육 덕에 이 학교 학생 중 2명은 어른도 어렵다는 국가공인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곧 취득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학교.기관의 강연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이달에만 15건 정도의 외부 강연을 다녀왔거나 예정돼 있을 정도다.

조교장은 "남들보다 조금 먼저 알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고 겸손해 하면서도 "교육정보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조교장이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85년. 서울시교위의 장학사로 근무할 때 국산 8비트 컴퓨터를 구입하면서부터다.

컴퓨터에 푹 빠진 그는 내친 김에 이를 교육과정에 적용한 ''컴퓨터 탐구생활'' 이라는 책을 냈다.

이후 새로운 컴퓨터 기종이 나올 때마다 사거나 조립해 활용하면서 독학으로 각종 SW사용법과 프로그래밍을 익혔다.

인터넷에도 일찍 눈을 떠, 97년에 자신의 홈페이지(http://myhome.elim.net/~sunsky39)를 만들었다.

조교장은 "당시만 해도 전문 프로그래머만 쓰던 html을 하나씩 배워 가며 어렵게 만들어 애착이 간다" 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거부감을 갖는 중.장년층도 "쉬운 것부터 배우면 열흘이면 충분히 익힐 수 있다" 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말 자칭 ''컴맹'' 선생님 13명을 열흘간 교육해 모두 e-메일.워드.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끔 만들기도 했다.

조교장의 다음 목표는 인터넷방송. 교내 방송국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하고 조만간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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