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경제위기 불안감 여전'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위기극복 여부에 대한 평가점수가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국민들이 제2의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국의 1천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IMF체제 3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조사를 벌인 결과, IMF 위기 완전극복을 100점이라고 했을 때 올해 평점은 38.6점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의 45.1점에도 크게 못미치는 점수다.

IMF체제 극복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으로 구조조정을 꼽은 응답이 가장 높은 45.7%로 작년의 46.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어 수출증가가 22.2%를 차지, 작년(23.5%)과 마찬가지로 두번째로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저금리 및 주가상승이라는 응답자는 13.1%로 작년 19.7%에 비해 6.6%포인트나 낮아져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과 증시침체를 반영했다.

IMF체제를 완전히 극복하는 시기는 향후 3년이라는 응답이 64.4%로 가장 높았고 이어 향후 2년내가 20.6%, 향후 1년이내 3.1% 등의 순이었다. IMF체제를 이미 극복했다는 응답은 0.2%에 불과했고 모르겠다는 응답도 0.9%를 차지했다.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경제적인 문제로는 물가안정(26.9%)이 작년(29.0%)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이 지적됐다.

또 올해는 기업혁신(25.3%)에 대한 응답비율이 두번째로 높아진 게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작년에는 고용안정(27.3%)이 두번째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다음은 고용안정(18.9%), 수출증대(14.2%), 금융안정(14.2%)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유용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IMF 체제 3년간 한국경제는 '유동성쇼크→위기탈출 →구조조정 지연'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위기 재발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우리경제는 작년까지 한 차례 위기에서 탈출하는 'V'자형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위기가 반복되는 'W'자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