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전 직원에게 800억 격려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SK그룹이 최근 그룹에 들어온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800억원에 달하는 격려금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은 27일 “10년 넘게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끔 임직원이 노력한 것에 감사하는 의미로 지난주에 격려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격려금은 SK하이닉스의 2만3000여 명 전 직원에게 돌아갔다. 1인 평균 수령액은 약 340만원으로, 직급이 높을수록 많이 받았다.

 격려금 지급은 최태원(52)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SK그룹 관계자는 “격려금에는 SK가족이 된 것을 축하하는 뜻이 배어 있다”며 “SK그룹은 2008년 SK브로드밴드를 인수했을 때도 같은 의미의 격려금을 푼 바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그룹 편입과 관련, 최 회장은 지난 26일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본사에서 ‘SK하이닉스 공식 출범식’을 한 뒤 근처 호프집에서 임직원 200여 명과 어울려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격려금 지급과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그룹 편입을 축하한다는 뜻은 이해하지만 시기가 적절치 못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상장사인 SK하이닉스가 계속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격려금을 주는 것은, 주주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1400억원가량의 영업 적자를 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여기에 이번 격려금 지급분까지 더하면 1분기 영업적자 폭은 2200억원으로 확대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