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하이닉스 시너지 실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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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6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출범식에서 신입사원에게 SK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6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확정한 지 4개월여 만이다.

 공동 대표를 맡으며 SK하이닉스에 힘을 싣고 있는 최태원(52) SK그룹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 참석해 “SK와 하이닉스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날 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한 태국 총리 일화를 소개했다. SK와 수해방지시스템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태국 총리에게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첨단 반도체 공정을 보여주며 기술력을 자랑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지만 하이닉스와 결합 시너지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이닉스의 고객인 애플·HP 같은 정보기술(IT) 기기 제조사의 고객이 SK텔레콤인 만큼 하이닉스 역시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의 기업 철학인 ‘행복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행복이라는 가치를 창출해 고객, 나아가 사회 전체와 나누는 SK의 철학을 실현하는 데 하이닉스도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다. 그는 “행복을 나누려면 부족해선 안 된다. 투자한 이상의 성과를 내야 나눌 수 있고 지속 가능성도 확보된다”고 말했다.

 권오철(54)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기술이 복잡해지고 산업이 집중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지금까지 쌓인 하이닉스 성과와 SK의 문화와 경영이 결합하면 더욱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항상 갈망하고 바보같이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며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우직하게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2001년 채권금융기관의 공동 관리에 들어간 SK하이닉스는 이날 11년 만에 ‘주인 없는 기업’이란 딱지를 뗐다. SK하이닉스 측은 SK그룹에 합류함으로써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모바일용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현재 40% 수준인 이 사업 비중을 2016년엔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출범식을 마친 최 회장은 1박2일간 이천에 머물며 업무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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