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외 주말의 TV 일요영화

중앙일보

입력

룸메이트- KBS1 밤 11시20분

고집스런 할아버지의 손자사랑

폴란드 출신의 이민 1세대 할아버지 록키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손자 마이클을 제과점 일을 하면서 혼자 키워낸다. 어느새 장성해 외과레지던트가 된 마이클은 사회복지사인 베스와 사랑에 빠진다.

할아버지의 마음 한 구석이 섭섭하다 못해, 베스가 시덥찮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 할아버지는 결국 손자의 인생을 이해하고 결혼을 승낙한다.

여기까지는 가족영화 속에 한 차례 삽입할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마이클의 인생은 또다시 극적인 고비를 맞는다. 베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는 것. 마이클과 록키는 다시 함께 사는 사이, 즉 룸메이트가 된다.

베스의 친정어머니는 괴팍한 노인네 록키에게 외손자들을 맡길 수 없다며 양육권을 주장하고 나선다. 빈 자리가 많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평생 록키가 벌여온 고집스런 싸움이 눈물 나게 이어진다.

형사 콜롬보로 낯익은 피터 포크가 손자와 단둘이 굴곡많은 삶을 살아온 할아버지 록키로 감쪽같이 분장하고 출연한다.

D.B스위니.줄리언 무어 등 출연. 1995년작. 원제 Roommates.★★★★

맨발의 콘테사- EBS 오후 2시

첫날밤 충격적 고백

〈이브의 모든 것〉으로 스타를 꿈꾸는 여배우의 야심을 치밀하게 그려냈던 조셉 맨키비츠 감독의 후속작. 역시나 할리우드 여배우의 출세기가 소재다.

스페인 나이트클럽의 댄서였던 마리아는 신인여배우를 찾아나선 제작자의 눈에 들어 할리우드에 진출, 영화감독 해리와 세 편의 영화를 찍고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마음 한구석에서 허전함을 느끼던 마리아는 이탈리아 출신의 귀족과 사랑에 빠져 결혼식을 올리지만, 남편은 첫날밤 충격적인 고백을 들려준다.

장년 영화팬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미남.미녀 험프리 보가트와 에바 가드너가 주연했다.
원제 The Barefoot Contessa.1954년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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