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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자란 보드카, 앱솔루트 보드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련이 아닌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보리스 옐친이 사랑한 술(에이레를 국빈방문했을 당시 보드카 과음으로 정상회담을 연기한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또한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는 지나친 음주를 막기 위해 보드카 금주령을 내리려다가 실각된 것이라는 믿지못할 이야기도 있다), 보드카는 분명 러시아의 술이다.

12~13세기부터 러시아에서 만들어진보드카는 혹한의 겨울을 이기기위한 독주, 순도 높은 알콜의 화신으로 중국의 고량주와 더불어 화끈한 음주습관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술!

옥수수, 감자, 밀 ,보리 등을 발효시켜 양조해 만드는 보드카는알코올 농도 85%의 주정을 발효시켜 다시 물과 희석시켜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되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러시아의 대표적 국주인 보드카는 멕시코의 '호세 쿠엘보'사가 데킬라의 종주 국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혀 새로운 주인에게 자리를 빼 았기고 말았다. 마시기가 아까울 정도로 세련된 병모양과 매력적인 로고로 보드카의 대명사로 알려진 '앱솔루트 보드카'는 바로 러시아 산이 아니라 스웨덴 산!

러시아 못지않은 추위를 자랑하는 북반구의 스웨덴에서도 15세기부터 보드카 제조술이 발달해왔는데 1879년 개발된 앱솔루트 보드카는 스웨덴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밀과 북유럽 특유의 침엽수림을 통과하는 맑은 물을 원료료 한다.

엄선된 재료와 까다로운 공정으로 생성된 맛과 향으로 단숨에 세계시장을 석권했는데, 앱솔루트 보드카의 성공의 비결은 단순히 그 품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색·무취·무미의 독주인 보드카의 특징을 잘 살려준 맑고 투명한 병. 노랑·빨강·파랑색으로 선명하게 병에 인쇄된 로고는 마치 팬시점의 팬시 상품처럼 우리를 유혹 했고, 여기에 20년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독특한 컨셉의 광고는 어느새 보드카=앱솔루트 보드카 라는 공식을 가능하게 했다.

즉 20여년 동안 앱솔루트 광고의 주인공인 바로 앱솔루트 보드카의 병!이었다. 어떤 형태이던 앱솔루트 보드카 모양(그것이 실 물이던 비슷한 모양의 다른 물건이던 언제든지 앱솔루트 병모양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변한다!), 그리고 언제나 카피는 단 한마디!

"절대적인 완벽함(ABSOLUT PERFECTION)"

그게 그거일 것 같은 컨셉의 광고를 줄기차게 진행하면서 앱솔루트 보드카의 광고는 신화를 만들어내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간결하지만 강렬한 비주얼은 그때까지의 정통 러시아 보드카 브랜드였던 스톨리치나야사를 아사직전으로 몰고가며 획기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19086년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이 최고의 상품 브랜드로 떠 오른 앱솔루트 보드카의 이미지를 스스로의 재해석으로 그려낸 예술작품 '앱솔루트 보드카'가 탄생하면서 또다른 전기가 마련된다.

예술과 상품의 만남은 기기묘묘한 절묘함으로 완성되었고 6만 5천달러라는 그림값으로 계산될 수 없는 프리미엄을 앱솔루트 보드카사에게 안겨주었다.

앱솔루트 보드카는 이로써 상품에서 예술의 경지로 간단히 점핑해 버렸고, 아직도 이 아성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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