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환자 한 달 약값 5만280원 → 3만9780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4월부터 약값이 인하돼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6500여 개 약값이 평균 14% 가량 떨어진다. [중앙포토]

직장인 김용필(47·서울 구로구)씨는 1년 전 고혈압과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 김씨의 혈압은 160/100mmHg,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350mmg/dL이다. 김씨는 고지혈증 약인 아토르바정을 하루에 두 알, 고혈압 약인 코아프로벨정을 하루 한 알 먹고 있다. 현재 고지혈증 약은 한 알에 838원, 고혈압 약은 684원이다. 김씨의 한 달 약값은 총 7만800원이다. 이 중 70%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고, 김씨는 30%(본인부담금, 의원급기준)인 2만1240원을 부담한다.

김씨는 “4월부터 약값이 인하된다고 하는데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의 도움으로 4월부터 바뀌는 약가 인하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6500여 가지 약 평균 14% 가격 인하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1만3800여 개 약 중 가격이 높고, 다른 약으로 대체할 수 있는 6500여 개 약의 가격이 인하된다. 예컨대 30여 개 제약사에서 복제약(카피약)을 생산하고 있는 고지혈증 약인 리피토정(10mg)의 약값은 한 알에 917원에서 663원으로 약 28%로 떨어진다. 간염 치료제인 헵세라정(10mg)은 한 알당 5775원에서 3866원으로 인하된다. 약에 따라 인하율은 다르지만 평균 14%가량 약값이 떨어진다. 이외에도 당뇨병·고혈압·뇌졸증 치료제 등의 약값 부담이 줄어든다.

고지혈·고혈압 환자 김씨, 약값 얼마나 줄까

김씨가 매일 먹는 고지혈증 약은 한 알에 838원에서 663원으로 인하된다. 하루에 두 알씩 한 달(30일)을 먹으면 5만280원이던 약값이 3만9780원으로 떨어져 1만500원이 절감된다. 고혈압 약인 아프로벨정은 684원에서 599원으로 조정된다. 한 달 약값은 2만520원에서 1만7970원으로 준다. 결국 김씨가 한 달에 총 7만800원을 부담하던 약값은 5만7750원으로 떨어진다. 김씨가 지불해야 하는 본인부담금(의원급을 기준으로 약값의 30%)은 2만1240원에서 1만7325원이 된다. 4월부터 한 달에 3915원이 절감된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 52개 질병의 본인 부담금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약값의 50%, 종합병원 40%, 의원급에서는 30%로 적용된다.

처방 없이 사는 일반약은 인하서 제외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나 특허가 있는 신약은 약값 인하 대상이 아니다. 인하가 제외된 약은 7308개다. 혈전방지제인 아스피린정, 간질환이나 부종성 저혈압에 쓰이는 알부민주처럼 생산 원가에 비해 약값이 저렴하거나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약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항바이러스제제인 발싸이트정이나 마이오자임주 같은 희귀 의약품도 적절한 대체의약품이 없어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포도당주사액 같은 기초수액제도 인하 제외 대상이다.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벨필름코팅정, 항암치료제인 허셉틴주 등도 단독등재의약품으로 약값이 유지된다.

약값 떨어지며 건보료 인상폭도 줄어

약가 인하로 올해 약 7000억원의 건강보험재정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향으로 건강보험료 인상폭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5년차 직장인 이영근(37·남·독신)씨는 2011년 기준 7만8000원의 건강보험료(본인부담금)를 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약 8만원을 낸다. 약가 인하 결과로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작년 5.9%에서 2.8%로 낮아져 인상폭이 줄었다. 2014년에는 약 1조7000억원(건강보험재정 1조2000억원, 본인부담금 5000억원)의 약값을 절감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중앙상단→정보→약제 정보→약품정보→약품정보조회에서 볼 수 있다.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모바일웹/앱(‘건강정보’로 검색)을 내려받아도 확인할 수 있다.

장치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