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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자라고 영화가 흐르는 DMZ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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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조너선 리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남북한이 긴장 속에 대치하고 있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가 평화와 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경기도북부청은 21일 파주시 도라산 평화공원에 평화운동가로 활동 중인 세계청소년환경연대 대표인 조너선 리(15·한국명 이승민)와 함께 ‘DMZ 어린이 평화 숲’을 조성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행사에는 경기지역 초등교생 등 50여 명과 한국임학회도 참가한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는 10살이던 2007년 ‘Go greenman’이라는 환경만화를 그려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9년 인천세계환경포럼, 2011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총회, 울릉도 독도 녹색섬 등 환경·평화 행사의 홍보대사를 맡았다.

 이 사업은 조너선 리가 남북한의 어린이들과 함께 황폐해진 DMZ 일대에 나무를 심어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자는 취지로 제안해 이뤄졌다. 그러나 남북한의 긴장 국면 지속으로 남북 어린이들이 함께하려던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는 우선 남한의 어린이들과 도라산 평화공원에서 행사를 열 것을 제안해 행사가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이날 어린이 평화 숲에 밤나무와 소나무 각각 21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21그루는 ‘둘이 하나 된다’는 남북 통일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날 행사는 임진각에서 세계 어린이 평화의 날 선포식, 평화선언문 낭독, 평화행진을 시작으로 DMZ 일대에서 평화나무 심기, 도라전망대 견학, 자전거 투어 등이 진행된다.

 예창근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DMZ 어린이 평화 숲이 점점 넓어지도록 평화를 갈망하는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 어린이들이 더불어 사업을 확대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DMZ 최초로 개봉영화관이 19일 문을 연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DMZ 공동경비구역(JSA)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북단 마을인 군내면 대성동마을에 52석 규모의 롯데시네마 개봉관이 생긴다고 17일 밝혔다.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영화관은 군사분계선과 400m, 판문점에서 1㎞, 북한 개성에서 11.5㎞ 거리에 불과한 최접적 지역에 있다. 대성동마을에는 현재 49가구, 주민 212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영화관은 경기도가 2009년 마을회관 2층을 개조해 만든 상영관을 리모델링했다. 19일 열리는 현판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인재 파주시장, 롯데시네마 손광익 대표, 김의석 영화진흥위원장, 조재현 경기영상위원장, 대성동마을 김동구 이장과 주민 등이 참석한다. 도현선 경기도 문화산업과장은 “개봉관 도입으로 문화 소외지역인 대성동마을 주민과 JSA 군인들이 월 2회 무료로 신작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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