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불공정 게임 부른 KBO규정

중앙일보

입력

'가을의 축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두 팀 선수가 25명씩이 아니고 한 팀 25명, 다른 팀은 24명이라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진정한 최강을 가리기 위해서는 두 팀이 공정한 조건에서 명승부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사연은 이렇다. 한국시리즈 출전 엔트리가 지난 25일 마감됐다.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선수 명단은 개막 5일 전까지 총재에게 제출한다' 는 프로야구 대회요강 제4장 37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두산은 28일 한국시리즈 진출팀으로 결정됐다. 두산과 LG는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가정, 현대를 상대할 25명을 선정했던 것이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일찍 끝낸 현대 역시 두산.LG 모두를 가상해 엔트리를 확정했다.

두산은 미리 엔트리를 제출하는 바람에 결국 손해를 감수하게 됐다. 주포 김동주가 희생양이 됐다.

김은 플레이오프 도중 손가락이 골절돼 30일 수술을 받기로 결정,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수 없다.

두산이 24:25로 싸우게 된 배경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일 사무차장은 "대회 홍보자료 및 행사 준비를 위해서는 며칠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며 엔트리를 사전 제출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8개 구단 감독자회의에서 합의한 것이므로 불이익을 당하는 팀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배려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상 선수 발생을 고려, 예비 엔트리 제출 뒤 추후에 최종 엔트리 25명을 지명하는 등 대회요강에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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