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가파른 계단 대신 모노레일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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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2동 산복도로 계단. 부산시는 이 같은 산복도로 인근 주민의 이동 편의를 위해 모노레일카 설치를 추진한다. 중구 5곳과 동·서·사하구 1곳 씩, 총 8곳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산복도로(山腹道路)에 모노레일카가 내년쯤 등장한다. 부산시는 원도심지역의 산복도로에 계단을 대신할 모노레일카 운행을 위한 ‘산복도로 신교통수단 설치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고 12일 밝혔다. 산복도로는 산 중턱을 지나는 도로를 말한다. 산이 많은 부산에는 한국전쟁 뒤 피란민 주거촌이 산자락에 들어서면서 도로가 많이 생겼다.

 시는 그동안 구·군으로부터 모노레일카를 설치할 만한 산복도로 계단을 추천받은 결과 모두 10곳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8곳에 대해 14일 자문위원들과 함께 현장 답사를 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은 영주·동광·대청동 중구가 5곳으로 가장 많고 동·서·사하구가 각 1곳씩이다. 이 산복도로 계단은 짧게는 55m, 길게는 115m로 경사가 심해 노약자들이 오르내리기에 힘든 곳이다.

  시는 노약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도 검토했지만 사고 위험과 관리 어려움을 이유로 일선 구·군에서 난색을 표해 모노레일카를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타당성 용역이 나오는 대로 시범사업지를 선정한 뒤 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모노레일카는 2~20인 승을 검토하고 있다. 이용방법은 인식 카드를 대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모노레일카는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과 해남 땅 끝 관광지, 삼척대금굴, 진해 제황산 등 주로 관광지에 설치돼 있고, 2년여 전 강원도 정선군 고지대 아파트 주민을 위해 설치된 적이 있지만 산복도로 계단에 조성되는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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