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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으로 옮긴 인천, 라돈치치 두 방에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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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수원의 라돈치치(왼쪽)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수원이 2-0으로 이겼다. [인천=뉴시스]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출발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친정 식구였던 라돈치치(29)에게 당했다.

 인천은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구 도원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홈 구장을 이전했다. 2008년 착공, 3년8개월 만에 완공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2만300석 규모다. 올 시즌 인천으로 옮긴 설기현(33)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육상 트랙이 있는 문학월드컵경기장과 달리 인천축구전용구장은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의 거리가 1~6m로 매우 가깝다.

 인천은 ‘새로운 시대로(Into the New Era)’라는 슬로건을 걸고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허정무 인천 감독은 김남일(35)과 설기현 등 옛 제자들을 데려와 팀에 경험을 입혔다. 인천은 11일 수원 삼성과 K-리그 2라운드를 개장 기념 경기로 삼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1만7662명의 팬들이 몰렸다.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수원의 서포터스 그랑블루는 수천 개의 휴지폭탄을 던지는 장관도 연출했다. 그러나 경기장과 거리가 너무 가까워 휴지폭탄이 모두 경기장으로 들어왔고, 이를 치우느라 경기가 5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경기에서는 라돈치치가 친정팀의 잔칫날에 재를 뿌렸다. 라돈치치는 두 골을 몰아쳐 수원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은 짜임새 있는 수비로 수원의 공세를 잘 막았지만, 라돈치치의 한 방에 무너졌다. 전반 29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어슬렁거리던 라돈치치는 오범석의 크로스를 왼발로 돌려놔 첫 골을 뽑았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전시 중인 아리축구화. 왼쪽 셋째가 아리축구화를 만든 김봉학씨. [인천=임현동 기자]

 쐐기골도 라돈치치가 만들었다. 그는 후반 33분 조동건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인천의 수비진을 허물었다.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인천 수비수 장원석이 급하게 태클을 했고 라돈치치는 크게 넘어졌다. 최명용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라돈치치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여유 있게 꽂아넣었다.

 라돈치치는 2004년 인천에 입단하며 K-리그에 데뷔했다. 2005년 K-리그 준우승의 영광도 함께했다. 그는 2008년까지 122경기에서 31골을 넣은 ‘인천 주포’였다. 그러나 2009년 팀을 떠난 후 인천을 상대로 4골·2도움을 기록하며 ‘인천 킬러’가 됐다. 수원은 2연승을 거둬 단독선두에 올랐고, 인천은 2연패에 빠지며 15위로 내려앉았다.

 경남을 2-1로 꺾고 2승을 거둔 울산은 수원에 골득실이 뒤져 2위에 자리를 잡았다. 전북은 대전 원정에서 1-0으로 이겼고 성남은 상주와 1-1, 광주도 포항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천=김민규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
제2도약 선언했지만
수원에 0-2 … 개막 후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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