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시간탐험 (15) - 이름보다 더 유명한 별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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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만큼 그 선수를 가장 적절히 설명하는 단어는 없다.

'퍼지(pudge : 땅딸보)'로 우리는 이반 로드리게스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으며, '에이로드(A-Rod)' 덕분에 매번 '알렉스 로드리게스'라고 길게 말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 케빈 '싱킹(Sinking)' 브라운을 통해 그가 가진 싱커의 위력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여기 역사적으로 유명한 별명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베이브(babe)와 밤비노(bambino)

'만인의 영웅' 조지 허먼 루스가 '베이브'란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것에는 그의 촌스럽고 순진한 면모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루스가 처음 베이브라고 불린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루스가 프로생활을 처음 시작한 인터내셔널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구단주 잭 던은 유망주들을 모으는데 무척이나 열심이던 사람이었다.

어느날 연습장에 던이 루스를 데리고 나타나자 한 선수가 중얼거렸다.

"저기 잭의 새로운 꼬마(babe)가 온다."

루스의 또 다른 애칭인 '밤비노(bambino)'는 이탈리아어로 베이브란 뜻.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은 루스가 이탈리아계임을 자랑스럽게 여겨 베이브 대신 밤비노라고 불렀다.

◆ '거짓말은 이렇게 하는거야' 디지 딘

디지 딘의 '굵고 짧았던' 빅리그 인생은 그 시작부터 특이했다.

193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데뷔한 딘은 자신의 프로필을 물어보는 기자들을 골탕먹이기로 결심했다.

일부에는 자신의 본명인 '제이 하나 딘'을 그대로 알려준 반면, 다른 일부는 '제롬 허먼 딘'이라고 알려 줬다. 출생지와 생일 또한 제각각이었다.

나중에 자신들이 속았음을 알게 된 기자들은 딘에게 '디지(dizzy : 어지러운, 현기증이 나는)'이란 별명을 선사했다.

◆ 스탠 '더 맨(The Man)' 뮤지얼

통산 3할3푼1리, 475홈런, 1951타점을 기록한 뮤지얼은 다른 팀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다.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며 그의 타격이 절정에 올라 있던 1952년의 어느날, 브루클린 다저스의 원정경기를 치루게 된 뮤지얼은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때 관중석에서 한 다저스 팬이 외쳤다.

"제기럴, 그 자식(the man)이 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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