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게임 결합한 인터넷 서비스 인기

중앙일보

입력

''독수리 타법'' 을 구사하는 ''컴초보'' 이정미(23) 씨. "채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는 친구 말을 듣고 최근 용기를 내 채팅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한마디도 못하고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대화방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타자실력을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데다 대화내용에도 평상시 쓰는 말은 별로 없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채팅은 하고 싶은데 참여하기는 겁나고…'' . 초보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그러나 지레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이럴 땐 채팅에 게임을 덧붙인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게 좋다. 채팅만 할 때와 달리 채팅과 게임을 함께 하니까 타자실력이 모자라도 부담이 적고 채팅의 재미도 맛볼 수 있다. 게임도 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대부분의 채팅 사이트에는 초보자를 위한 ''초보방'' 이 마련돼 있어 초보자들끼리 채팅을 할 수도 있다.

◇ 게임도 하고 채팅도 하고〓인터넷 채팅업체들은 최근 채팅과 게임을 결합한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세이클럽.사이월드.다다닥컴.아미챗은 타자게임을, 하늘사랑은 끝말잇기 게임을 채팅과 함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두레소프트에서는 채팅과 함께 서바이벌 미팅도 할 수 있다. 타자게임은 타자실력에 따라 난이도가 틀리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타자를 익히면서 채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다닥컴은 회원으로 가입할 때 타자실력 테스트를 한다. 20등급으로 나눠 각자 실력에 따라 게임에 참여할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 부담이 없다. 다다닥컴의 ''말판 타자게임'' 은 8명이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참가자 중 1명이 결승점에 도달하면 게임이 끝난다.

싸이월드의 ''난타방'' 은 따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고 사이트에 접속해 채팅과 타자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컴초보라면 채팅방을 개설할 때 방 이름을 ''초보'' ''연습용'' 등으로 붙이는 것이 네티켓이다.

''난타방'' 에서 방장이 되면 출제문제의 종류와 타자 제한시간을 정할 수 있다. 오른쪽 아래 ''난타시작'' 단추를 누르면 문제가 출제되며 제한시간 안에 주어진 문장을 자판으로 치면 된다.

문제를 풀다가 틈틈이 같은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과 채팅도 즐길 수 있다. 게임 결과에 따라 바보손.허접손.바람손.난타왕 등 등급이 정해진다.

타자실력이 쌓여 스릴있는 게임을 찾는다면 게임빌의 ''타자레이싱'' 을 이용해 본다. 타자레이싱은 타자 속도에 따라 자동차가 움직이는 게임으로 4명이 1조가 되며, 한 번의 레이스에서 10개의 문장을 치면 된다. 순위에 따라 사이버머니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타자레이싱 참가자들은 평균 타수가 3백~4백타로 타수가 낮은 초보자들이 참여하기엔 부담스럽다.

''사랑의 스튜디오'' 를 웹으로 옮겨놓은 싸이월드의 미팅 전용 채팅방 ''프로포즈방'' 에서도 채팅을 재미있게 할 수 있다.

프로포즈방은 25~29세의 여성만 방을 개설할 수 있으며, 남성 3명이 더 참가하면 채팅이 시작된다. 채팅 중 호감이 가는 남자가 있으면 ''하트'' 를 주거나 뺏을 수 있다. 여자가 한 남자를 선택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강제로 퇴장당하고 1대1 채팅을 할 수 있다.

하늘사랑은 끝말잇기와 채팅을 함께 하는 ''끝말잇기 챗'' 을 최근 선보였다. 어휘력만 있으면 게임에 참가할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 일반 채팅은 초보자끼리〓채팅 사이트의 ''초보방'' 을 이용하는 것도 채팅을 익히는 방법 중 하나. 요즘 대부분의 채팅 사이트에는 초보자를 위한 채팅방이 ''초딩방'' ''초보방'' 등의 이름으로 개설돼 있다.

초보방은 같은 수준의 네티즌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장점. ''독수리 타법'' 으로 자판을 쳐도 무시하거나 ''왕따'' 시키지 않고 서로를 이해해 주기 때문이다. 대화방에 들어가 자신이 ''왕초보'' 임을 밝히면 상대방이 ''하이루'' (안녕하세요) 등의 채팅용어도 설명해 준다.

컴초보들은 채팅을 하다 보면 가끔 무례한 네티즌으로부터 욕설 등 ''사이버 폭력'' 을 당해도 대처방법을 몰라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의 대처방법이나 채팅 요령.예절 등을 알려면 각 사이트의 ''도움말''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하늘사랑의 김자경 차장은 "초보자들은 사람들이 많은 방보다 몇 명 안되는 곳을 선택해야 채팅방에서 소외되지 않고 채팅을 즐길 수 있다" 면서 "초보자들은 채팅방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 인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인사를 하는 것이 네티켓"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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