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든든서비스’ 나선 교보생명

중앙일보

입력

교보생명의 한 재무설계사(왼쪽)가 고객을 직접 방문해 보장내용을 다시 설명하며 평생든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모(52·여·강원도 동해시)씨는 기대하지 않았던 보험금 2000여 만원을 받았다. 그는 10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아파트 청소원으로 어렵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보험회사 재무설계사가 전화를 해 남편이 가입한 연금보험에서 받지 못한 보험금이 있다는 설명을 하며, 만나자고 했다. 그는 남편 사망 당시 보험금을 지급 받았고 그걸로 보장이 끝난 줄 알고 지내던 차였다. 재무설계사는 만난 자리에서 받을 보험금에 대해 꼼꼼히 설명했고, 다음날 2000여 만원이 최씨에게 입금됐다. 최씨는 있는지조차 몰랐던 보험금을 찾아준 재무설계사와 보험사가 고마웠고, 담당 재무설계사는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는 점에서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입해놓고 잊고 있는 ‘장롱증권’도 살펴

이 사례의 재무설계사는 교보생명 윤현숙 FP(재무설계사)다.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평생든든서비스’의 일환으로 활동한 결과 일어난 훈훈한 이야기다. 수혜 대상자마저 챙기지 못한 보험금을 보험사가 나서 ‘일부러’ 챙겨준다는 것은, 보험 가입자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상당수 재무설계사들이 보험 가입 전에는 귀찮을 정도로 집요하게 접근하지만 일단 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더 이상 관리를 하지 않는다. 가끔 걸려오는 안부전화 한통으로 관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설계사도 많다. 또 가입자도 시간이 흐르면서 보장 내용은 잊어버린 채 보험료만 기계적으로 납부하곤 한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는 향후 받을 수 있는 보험 혜택에 대해 확신을 잃게 되고 빠듯한 살림에 매달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에 대한 부담감만 더 크게 느끼기 쉽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6월부터 ‘평생든든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로운 계약을 따내기 보다 기존 고객을 먼저 챙기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다. 보험업계 경쟁 패러다임을 신규 계약에서 유지 서비스 중심으로 옮기려는 새로운 시도다.

평생든든서비스의 골자는 재무설계사가 고객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유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입해놓고 잊고 있는 ‘장롱증권’을 찾아 주고, 이미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장 내용을 다시 설명해주는 한편, 가입자가 처한 현재의 현황도 살핀다. 그간 사고나 질병이 없었는지 확인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항이 있으면 바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이 원할 경우엔 설계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에 인색’ 인식 바꿔

생명보험은 가입기간이 길어서 보장내용을 잊고 지내기 쉽다. 때문에 어느 금융상품보다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지만, 그 동안 보험업계는 가입서비스에 치중해왔고 또 기존 고객 관리는 재무설계사 개인의 역량에만 맡겨 놓았었다.

교보생명은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파악하고 모든 재무설계사가 최소 연 1~2회는 반드시 고객을 찾도록 매뉴얼화했다. 매뉴얼화를 꾀한 것은 개인차가 큰 재무설계사의 서비스 품질을 표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가입, 유지, 지급의 모든 과정에서 균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서비스의 시작에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결심이 있었다. 신 회장은 유지서비스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고칠 수 있고 또 이를 통해서 ‘좋은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평소 “보험을 파는 회사가 아닌, 고객을 보장하는 회사가 되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평생든든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교보생명의 재무설계사들은 총 120만 명의 고객을 직접 방문했다. 특히 최씨처럼 보장내용을 몰라 받지 못했던 보험금까지 찾아줘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 동안 찾아준 보험금은 1만3000 여 건이다. 금액으로는 70억 원에 달한다. 건당 평균 50만원 가량으로 수술비, 입원비, 통원비 등이 많았다. 놓친 보험금을 안내하고 찾아주자,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에 인색하다’란 인식이 조금씩 바뀌었다. 보험사에 대한 고객 신뢰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교보생명측은 “고객 보장을 제일 잘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평생든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보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 문의=1588-1001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교보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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