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히트메이커" 日 '오타쿠 연구소' 생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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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KB48 공식웹사이트

'오타쿠 취향을 알면 히트상품이 보인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가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의 열광적 팬을 뜻하는 '오타쿠'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 '오타쿠가 사랑하는 것들 연구소'를 3월 중 설립한다고 산케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오타쿠'는 상대방이나 상대방의 집을 높여부르는 '타쿠(宅)'에 존경의 의미인 '오(お)'를 결합한 말로 '한 분야에 깊이 빠져 있는 매니아'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응용해 '덕후'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동안 일본에서 '오타쿠'는 자기 세계에 빠져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최근 덴츠가 실시한 조사에서 "자신을 오타쿠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38%가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는 등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덴츠는 이런 오타쿠들이 가진 문화 감각에 주목했다. 오타쿠들이 히트 상품을 어떨게 발견하고 이를 성장시키는가를 분석해, 이를 상품 개발에 연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타쿠 문화를 연구하는 지식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지속적인 오타쿠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오타쿠들 사이에서 시작된 유행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오타쿠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의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에서 시작된 아이돌그룹 'AKB48'은 최근 발매된 싱글 6장이 연속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등 국민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했다.

비즈니스 책으로 출간된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도 오타쿠 취향의 애니메이션풍 일러스트를 표지에 이용해, 발행부수 270만부를 기록했다.

덴츠 측은 "오타쿠의 기호를 설명하고 체계화해 이를 응용한다면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메이드 인 재팬' 상품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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