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MC에 이어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주역 ‘슈주’ 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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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현(24·본명 조규현)의 시대인가.

 슈퍼주니어의 막내이자 리드 보컬, 조용하고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가 강했던 규현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중·장년층을 끌어 모으더니, 요즘에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MC를 맡아 입담을 뽐내고 있다. 올 3월 한국서 초연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주인공 프랭크 역에도 캐스팅됐다. ‘대세남’ 규현을 23일 만났다.

 그는 예상과 달리 장난기가 넘쳤다. 허를 찌르는 솔직함도 있었다. 예컨대 “슈퍼주니어에서 가장 잘생긴 멤버 중 한 명인 것 같다”고 하자 진지한 얼굴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받아쳤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캐스팅됐다.

 “영화가 개봉했을 때 다섯 번 넘게 봤다. 뮤지컬로도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타는 등 크게 성공했다고 들었다.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만큼 긴장된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지 1년 만에 한국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을 펼친다. 엄기준·박광현·김정훈·키(샤이니)도 프랭크로 나온다.

규현은 “완벽한 노래로 귀가 정화될 수 있는, 규현만의 프랭크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2010년 뮤지컬 ‘삼총사’의 달타냥 역할로 뮤지컬에 입문했다.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다.

 “처음엔 뮤지컬 팬 분들의 마음이 닫혀 있었다. 댓글로 ‘뭐야. 또 아이돌 캐스팅해서 티켓 팔려는 건가’ 욕부터 하셨다. ‘삼총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 팬층이 생기고 점차 마음이 열리는 걸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뮤지컬의 매력이라면.

 “내가 잘하는 노래를 하면서 연기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콘서트에선 규현으로서만 노래 부르는데, 뮤지컬에선 다양한 사람의 심정으로 노래할 수 있다.”

 뮤지컬에서 규현은 학생·교장·파일럿·변호사·의사로 변신하며 11벌의 옷을 입는다. 총 2시간의 러닝타임 중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 1시간 50여 분에 달할 정도다. “대본을 끼고 살며 맹연습 중”이라고 했다. 그는 2006년 슈퍼주니어의 13번째 멤버로 데뷔했다.

 -강인·희철·이특 등 다른 멤버는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멤버들의 배경화면이 아니라 나도 주목 받았으면…’ 물론 이런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니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 ‘꿋꿋이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라고 생각했다.”

 규현은 2005년 수능을 두 달 앞두고 ‘친친가요제’에 나갔다가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연예계 생활을 강력 반대했고,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합격서를 보여준 뒤에야 가수 데뷔를 허락 받았다.

2007년 4월 라디오 생방송을 끝내고 멤버들과 숙소로 돌아가던 중 밴 전복 사고가 일어나 목숨을 잃을 뻔도 했다. 주치의가 부모에게 “곧 죽을 것 같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걷는 것도, 말 하는 것도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가수·MC·배우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예능 진행이다. ‘라디오 스타’는 첫 지상파 예능 MC여서 어려운 자리다. 행복하면서도 녹화가 있는 날이면 ‘터뜨려야 하는데’라고 걱정 반 설렘 반이다.”

 -최종 종착역이라면.

 “만능 엔터테이너다. 여러 방면에서 도전하고 있지만 다 인정 받지는 못했다. 빨리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길게 보고 가겠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리어나도 디캐프리오·톰 행스크 주연의 동명의 영화(2002년)를 무대로 옮겼다. 17살 가출 소년 프랭크가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 다양한 직업으로 변신하며 사람들을 속이는 내용이다. 1964년부터 5년간 26개국 50개 주에서 400만 달러의 위조수표를 사용하며 사기극을 펼친 프랭크 애버그네일(Frank W. Abagnale)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3월 28일~6월 10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02-764-7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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