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드니로 주연의〈미트 더 패른츠〉10월 신기록!

중앙일보

입력

이제 젊은 관객들은 로버트 드니로를 코미디 배우로 기억할 것 같다.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작년의 히트작 〈애널라이즈 디스〉에 이어 다시 코믹 연기를 펼치는 신작 코메디물 [미트 더 패른츠(Meet the Parents)]가 10월 6일부터 10월 8일까지의 북미주말 흥행에서 2,862만불의 엄청난 수입을 올리며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98년〈개미〉가 개봉 주말 벌어들인 수입인 1,720만불을 앞서는 역대 10월 개봉주말 수입중 최고 기록이다.

지난 주말 1위로 개봉하였던 댄젤 워싱턴 주연의〈리멤버 타이탄스(Remember the Titans)〉는 이번 주말에도 1,921만불을 벌어들이며 선전하였으나 드니로의 코믹 파워에 눌려 2위로 내려앉았다.

이들 두 영화를 제외하면 나머지 영화들의 흥행성적은 지난 주말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시원찮았는데, 〈미트 더 패른츠〉와 함께 개봉한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겟 카터(Get Carter)〉와 재패니메이션〈디지몽 (Digimon : the Movie)〉는 각각 664만불과 423만불의 수입으로 3위롸 5위를 차지하였고, 27년만에 재개봉되었던〈엑소시스트: 새로운 버전(The Exocist: The Version You've Never Seen)〉은 444만불의 수입으로 4위에 랭크되었다. 〈엑소시스트〉는 공포영화의 특성을 살려 다가오는 13일의 금요일 그 상영관수를 늘이며 흥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 6위는 372만불을 벌어들인 드림웍스의 화제작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가 차지하였는데, 이 역시 이 영화가 올해의 〈아메리칸 뷰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드림웍스의 기대에는 못미치는 성적이다.

이번 주말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미트 더 패른츠〉와 〈리멤버 타이탄스〉의 성공에 힘입어 10월 흥행으로서는 양호한 7,601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에 비해서는 무려 44%가 증가한 성적이지만, [더블 크라임]이 3주째 1위를 차지하고〈랜덤 하트〉가 그 뒤를 이은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5%가 적은 성적이다.

이번 주말 1위를 차지한〈미트 더 패른츠(Meet the Parents)〉는 유니버설사와 드림웍스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특급 코미디물이다.

작년의 대히트작 〈오스틴 파워〉를 연출했던 제이 로치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는 대배우 로버트 드니로와(그는 공동제작도 겸하고 있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벤 스틸러가 깐깐한 장인과 그 예비사위를 연기하고 있다. 이둘 모두에게 이번 영화의 개봉 수입 2,862만불은 자신들의 출연작중 최고의 성적인데, 종전의 드니로 영화중 주말흥행성적이 가장 우수했던 영화는 작년의〈애널라이즈 디스〉로 1,840만불이었고, 스틸러의 영화중에서는 지금까지〈케이블 웨이〉의 1,980만불이 최고였었다.

남자 간호사 그렉 포커(벤 스틸러)는 애인인 팜(테리 폴로)에게 프로포즈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마음을 전하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프로포즈는 수포로 돌아가는데, 그 전화는 바로 팜의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순간 그렉은 팜과의 결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무서운 아버지 잭 바이런(로버트 드니로)에게 승낙을 받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이 승낙을 팜의 여동생 결혼식때 참석하여 받을 것이라 다짐하고 그녀의 고향인 뉴욕으로 향한다. 하지만 전 CIA 심리분석가이자 일명 '걸어 다니는 거짓말 탐색기'인 잭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영화에는 드니로와 스틸러 외에〈펠리시티(Felicity)〉의 테리 폴로, 〈무서운 영화〉의 존 에이브러함스 및〈샹하이 눈〉의 오웬 윌슨 등이 공연하고 있다. 촬영은 〈더블 크라임〉의 피터 제임스.

이 영화에 대하여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어쨋든 올해 가장 유쾌한 영화."라 평했고,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 역시 "올해 가장 즐거운 영화."라는 유사한 표현으로 영화에 호평을 보냈다. 또, 뉴욕 데일리 뉴스의 제이미 버나드 역시 "잘 균형잡힌 드니로와 스틸러 표 영화."라고 칭했고, 달라스 모닝 뉴스의 필립 원치도 "이 영화는 아직까지 할리우드의 주류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라며 이 영화의 편을 들어주었다. 특히 다수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사용된 일부 개그는 예측가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쨋든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평했는데, 이러한 평론가로서 USA 투데이의 수잔 우슬로지냐는 "감독 겸 제작자인 제이 로치와 그의 각본가들은 익숙함을 유쾌함으로 이끌 줄 안다."고 스탭진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였다.

이번 주말 3위로 개봉한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겟 카터(Get Carter)〉는 1971년도에 나왔던 동명의 영국산 히트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캅 랜드〉이후 3년만에 주역을 맡은 실베스타 스탤론이 연기하는 잭 카터는 라스베가스의 냉혹한 해결사이다. 어느날 동생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카터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고자 잊고 지냈던 고향 시애틀로 돌아온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그의 갑작스런 귀향에 동생의 부인인 글로리아(미란다 리차드슨)와 그녀의 10대딸 도린(레이첼 리 쿡)은 냉담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시애틀에서 카터는 그의 동생이 모종의 음모에 의해 살해되었음을 깨닫고 복수를 결심하는데...

영화의 연출은〈라스트 타임(The Last Time I Committed Suicide)〉의 스티븐 케이가 맡았고, 테드 루이스의 소설〈잭의 귀향(Jack's Return Home)〉을 원작으로 각본은 〈아메리칸 히스토리 X〉의 데이비드 맥케나가 담당하였다.

영화에는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스탤론 외에 올해 〈사이더 하우스〉로 오스카 남우 조연상을 수상했던 마이클 케인(그는 이미 71년도의 원작 〈겟 카터〉에서 카터의 죽은 동생이 운영하던 클럽의 주인역을 맡은 바 있다)과 국내 팬들에게 유난히 인기가 높았던 미키 루크,〈슬리피 할로우〉의 미란다 리차드슨, 〈아이즈 와이드 셧〉의 알란 커밍 등이 공연한다.

제작자인 마크 캔튼은 "우리의 새로운 잭 카터는 당신이 71년작에서 보았던 카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며 이 영화는 액션 장면들로 꾸며져 있지만 그 중심에는 가족과 도덕성, 실수한 삶을 되돌릴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에 관한 드라마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주인공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스탤론의 그전 액션 영화(물론 〈캅 랜드〉를 제외하고)들의 전철(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끔찍한 혹평을 실었다)을 밟게 될까봐 두려워한 제작사측은 평론가용 시사회를 별도로 개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USA 투데이는 "평론가들은 극장밖으로 차단되었다."고 불평하였고,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이 영화의 제작자들은 평론가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자신들의 평만을 제공하기를 원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평론가들은 일반시사를 통하여 관람한 후 개봉당일 리뷰를 실기도 하였는데, 그중 한 명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티븐 리어는, "정말 멍청한 영화로, 시무룩한 스타로부터 아무런 스파크도, 리듬도, 서스펜스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혹평을 가했고, 역시 첫날 리뷰를 실은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 역시 "이 영화는 대체로 어둡고 축축하며 무겁다. 마치 젖은 마분지처럼..."이라고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케몽〉의 또다른 버전이라 할 수 있는〈디지몽(Digimon: the Movie)〉은 99년 8월 미국전역에서 폭스 키드 네트워크를 통하여 방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토에이 애니메이션 사의 만화영화〈디지몽: 디지털 몬스터스(Digimon: Digital Monsters)〉의 첫 번째 미국공개 극장판이다. 일본에서 먼저 개봉되었던 두 편의 만화영화를 합친 이번 극장판은 타카키 야마시타, 히사시 나카야마와 마사히로 아이자와가 연출을 담당하였다.

영화에서 디지몽은 아이들을 디지털 세계로 불러들이는데, 이는 디아볼몬을 무찌르기 위해서다. 디아볼몬은 통신을 단절시키고, 컴퓨터 데이터 공간을 낭비하게 만들며 실제로 일본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흉악한 몬스터. 아이들과 디지몽들은 일본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에 대하여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나타낸 반응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리뷰하기에 부적절한 영화."이다. 다만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면서도, 아이들(디지몽 캐릭터에 빠진 10세 미만의 아이들)의 부모입장에서는 어찌되었던 불평없이 볼 수 밖에 없는 영화라고 결론내렸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호러 속편〈캠퍼스 레전드 2: 파이날 컷(Urban Legend: Final Cut)〉이 261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기록하였고, 치어리더 팀들 사이의 건강한 경쟁을 그린 청춘물 〈브링 잇 온(Bring It On)〉이 226만불의 수입으로 8위, 키아누 리브스와 제임스 스페이더가 연쇄살인범과 FBI요원을 연기하는 스릴러물〈왓쳐(The Watcher)〉와 르네 젤위거 주연의 블랙 코메디물 〈간호사 베티(Nurse Betty)〉가 각각 120만불과 110만불을 벌어들여 9위와 10위를 차지하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