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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는 완전히 다른 골프 동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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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장비를 만들어 주는 나이키 골프의 이시이 히데유키(47·일본) 이사가 한국을 찾아 본지와 단독 인터뷰했다. 그가 본 우즈는 이렇다.

 “오전에 우즈와 함께 3~4시간 장비 테스트를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3~4시간 테스트를 했다. 일을 끝내고 돌아가다가 뭔가를 두고 와서 다시 연습장으로 갔는데 우즈는 그때까지도 연습을 하고 있더라. 남에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엄청난 연습벌레다. 경기 중에 그를 보면 항상 눈동자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갤러리 중 누가 나를 보고 있나, 경쟁자 중 누가 현재 잘하고 있나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샷을 할 때만은 완전히 몰입된 상태로 경기한다. 그의 집중력은 타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다. 우즈는 다른 동물이다. 올 하반기가 되면 선수들은 예전처럼 우즈를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나이키 골프볼을 개발하는 이시이 히데유키가 신소재 코어 골프볼 ‘20XI’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그는 우즈가 절뚝거리는 다리로 우승했던 2008년 US오픈 얘기도 했다. 마지막 홀에서 8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해 연장에 들어가게 됐는데 우즈가 경기 후 “그 퍼트를 봤느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스트로크를 했다”고 말했다. 이시이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비디오를 돌려보니 우즈의 말이 맞았다고 한다. 폴로스루에서 약간 헤드를 들어 톱스핀을 주면서 쳤다. 그린이 울퉁불퉁한 상태여서 그렇게 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타이거 우즈의 지근거리에 있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갈라선 후 우즈를 비난했고, 스윙 코치 행크 해이니는 우즈에 대한 책을 펴낼 예정이다. 우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이시이는 “나이키 창업자인 밥 우드로부터 역사가 될 테니 우즈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해 놓으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미래를 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미래는 새로운 볼 20XI(투엔티엑스아이)다. 그는 “골프공은 코어가 핵심이다. 나무에서 깃털, 고무로 변해왔는데 20XI는 합성수지인 레진을 쓰는 또 다른 소재 혁명을 했다”고 말했다. 작고 가벼운 코어로 많은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는 스핀이 덜 걸려 멀리 나가게 하고, 웨지는 스핀이 더 걸리게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즈도 “고무는 과거이고, 레진은 현재”라면서 “고무여, 안녕”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즈는 아직 이 볼을 안 쓴다. “그렇게 좋은 공이라면 왜 안 쓰느냐”고 했더니 “우즈는 컨디션이 나쁠 때 용품을 바꾸지 않는다. 완벽한 상황에서 자신감이 넘칠 때 변화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즈가 우승한 후 볼을 바꿀 것이고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우즈와 볼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시이는 우즈가 이 공을 사용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시이는 한국계인 앤서니 김과 미셸 위도 관리한다. 그는 “앤서니는 제품에 대해 나의 설명에 많이 의존한다. 그냥 주면 받아서 잘 친다. 타이거 우즈는 세밀하다. 자신이 모든 걸 이해해야 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요구한다.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미셸 위는 그 중간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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