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젠 지방시장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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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은 기업의 시스템을 해킹 위험에서 지켜주는 차세대 보안 제품으로 내부 직원의 비정상적인 행동까지 탐지해 낼 정도로 기능이 뛰어납니다."

지난 22일 부산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선 보안전문업체인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의 지방순회 로드쇼가 열렸다.

이 회사의 이석우 대표는 행사장을 가득 메운 2백여명의 참석자에게 자사 제품인 ''사이렌 3.0'' 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명했다.

지난 19일 대전에서 시작된 이 회사의 로드쇼는 20일 광주, 21일에는 대구에서도 열렸다.

서울 등 수도권에만 신경쓰던 I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IT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을 떠나, IT 수요는 많지만 경쟁이 덜한 지방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설명회를 열거나 영업망을 확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전 등지로 연구소를 이전하는 업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지역경제 분석 보고서'' 에 따르면 인터넷.컴퓨터 등 첨단 IT분야의 84%가 수도권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펜타시큐리티시스템의 李대표는 "IT관련 정보가 부족한 지방 고객에게 최근 정보동향을 제공하고 지방총판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로드쇼를 기획했다" 고 말했다.

통합정보시스템업체인 나눔기술은 다음달까지 인트라넷 그룹웨어인 ''스마트플로우 2000'' 을 판매할 지방 영업망을 모집한다.

지방 업체와 제휴, 이곳을 거점으로 삼아 영업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윤석용 부사장은 "서울은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지방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며 "현재 서울과 지방의 매출액 비중이 7대3 정도이지만 내년에 6대4정도로 지방 매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결혼정보 사이트인 오케이러브(http://www.oklove.net)를 운영하고 있는 듀비스는 지난 8월부터 지방의 프랜차이즈를 모집하고 있다.

임수열 실장은 "수도권 중심의 결혼정보 서비스에서 벗어나 지방이 포함된 전국화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모집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역정보 제공업체인 사이버타운(http://ctown.net)은 부산.대구 등에서 생활밀착형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49명의 지방사업자를 뽑아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PC방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업을 하는 게토코리아도 지난 7월 전국의 1만5천여개에 달하는 PC방을 하나로 통합 운영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가동했다.

게토코리아는 또 현재 수도권 1천7백여 PC방에 제공하고 있는 식음료 배급망을 올해 안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극심한 인력난을 겪자 상대적으로 인력을 구하기 쉬운 대전으로 연구소를 옮기는 IT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무선 인터넷 보안전문업체인 엠아이시큐리티는 서울에 있는 연구조직을 최근 대전의 대덕단지로 옮겼다. 연구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우수 연구인력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무선단말기 다중모듈칩을 생산하는 텔레포스는 지난 7월 연구.개발(R&D) 센터를 대덕으로 옮겼으며, 사이버가수 ''아담'' 으로 잘 알려진 아담소프트도 연구소가 대덕에 있다.

제노바이오텍은 오는 10월 서울에는 무역.자금 조직만 남기고, 기술.생산.국내영업 조직은 모두 대전으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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