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철의 ‘부자는 다르다’] 가진 것 적어도 ‘명품 인생’ 사는 비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5면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
부자학 연구학회 회장

많은 사람이 스스로 ‘가진 게 적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난해도 명품인생을 살 수 있다.

 첫째, 절대적인 부자 개념을 가지면 된다. 봉사부자상을 받는 수상자들 가운데 ‘나는 부자다’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부자라는 느낌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최고 부자는 80조원의 재산을 가진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 회장이다. 하지만 이 사람이 ‘지구상의 유일한 부자’는 아니다. 상대적 부자 개념에서 절대적 부자 개념으로 옮겨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물질적으로 그 일을 할 정도의 여력이 있고, 그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면 나는 부자’라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면 된다.

 미국에서는 연소득 10만 달러 정도면 ‘부자로서의 행복을 최대로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상이면 물질의 증대와 행복은 별 상관이 없다. 같이 모여 살면 집 문제가 해결될 수 있고,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 살림이 조금 나아질 수 있다.

 둘째,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하지 말고 당신이 스스로 생각한 것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인간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 어떤 것을 스스로 만드는 사람이 창시자요, 독점적인 리더다. 당신이 하는 일의 명인이 돼라. 무슨 일을 하든지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5만 개가 넘는 치킨점포 중에서 우리 집 치킨이 제일 맛이 좋으면 부자고, 나름대로 인정받는 도장 기술자면 부자다. 당신의 직업을 스스로 귀하게 여길 줄 알면 다른 사람들에게 꿀릴 게 없다. 당신은 그 일을 위해서 숨을 쉬어야 하며, 그 일에 흠뻑 빠져 즐겨야 한다. 시간당 얼마를 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래도 나는 물질이 좀 부족해’ 하는 마음이 들면 가짜 왕방울 다이아를 하나 구해서 주머니에만 넣고 다니면서 만져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셋째,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런 현실에서 당신이 기부를 할 수 있다면 그게 명품인생이다. 그것도 무기명으로 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오랜만에 갈비를 먹으려고 외식하러 나가다가 생각을 바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할 수 있다면 이미 부자다. 물질의 구속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회에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는 당신이라면 거친 일에 종사해도 명품인생이다.

 넷째,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지 마라. 스티브 잡스는 스톡옵션으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지만 14년 동안 월급 1달러로 족했다. 받을 돈의 80%만 받으면 자족하라. 원룸의 월세가 두 달 밀린 대학생에게 10만원을 깎아주는 당신은 천사다.

 다섯째, 종교를 가져라. 종교는 이 세상에서 깨끗한 부자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공인된 종교라면 어떠한 종교를 믿든 상관이 없다. ‘내가 믿는 종교의 교리를 따라서 생활하는 나는 부자다’라고 스스로 믿어라. 이슬람교는 부자는 빈자에게 무조건 잘하라고 가르친다. 부자가 빈자보다 천 배 이상의 돈을 내도록 요구하는 힌두교의 의미를 새길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 법정 스님, 한경직 목사님의 삶 자체가 명품이었다. 그분들이 베푼 일을 수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만 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부자학 연구학회 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