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강동희 감독, 최단기간 100승 일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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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희

프로농구 강동희(46) 동부 감독은 3일 삼성과의 경기 전 머리에 왁스를 발라 한껏 멋을 낸 채 경기장에 나섰다. 강 감독은 “평소와 달리 머리가 많이 눌려 있어 매니저에게 특별 주문했다”고 했지만 프로통산 100승 기록을 의식한 듯했다.

 동부가 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82-80으로 승리했다. 동부는 10연승으로 창단 이후 팀 최다 연승을 기록했다.

 프로 3년차 강동희 감독은 역대 13번째로 100승을 달성했다. 역대 최단기간(842일) 100승이자 최단경기(151경기) 100승과 타이를 이뤘다. 동부는 강 감독이 부임한 2009~2010시즌 33승(21패), 지난 시즌 31승(23패)으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LG와 KT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동부는 KCC에 2승4패로 져 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당시 강 감독은 “이제 감독이라는 직업을 조금 알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동부는 무적이다. 지난해 10월 16일 이후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았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이 지키는 트리플 포스트의 위력은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다. 약점으로 꼽힌 가드진은 일본 전지훈련 기간 안재욱을 중용하며 박지현을 자극했다. 지난 시즌 7.1득점·3.9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지현은 올 시즌 9.8득점·4.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강 감독의 최단기간 100승 비결에 대해 선수단은 대화를 손꼽았다. 평소 강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자주 묻는다. 박지현은 “감독님의 질문을 받고 답을 생각하다 보면 시야가 훨씬 넓어진다”고 했다. 김주성도 “감독님이 선수단과 대화를 많이 해 팀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조건 답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내 지도철학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드 벤슨이 32득점·13리바운드, 김주성이 13득점·5리바운드로 강 감독의 100승 달성을 도왔다. 강 감독은 “짧은 기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 준 선수와 코치들에게 고맙다. 100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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