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록 단축을 위한 과학적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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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분석을 통해 기록 경기에서 1초라도 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특히 이번 시드니올림픽에서 수영 선수들의 기록을 최대한 단축하려는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는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호주스포츠연구소의 생체공학전문가 브루스 메이슨은 수영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자세히 분석해 자료화한 뒤 코치들에게 더 과학적인 영법과 지도요령을 조언하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추진하고 있는 7개 분야의 스포츠 발전 프로젝트 중 하나다.

메이슨 연구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수영 경기장 천장에 설치된 7개의 카메라를 통해 준결승과 결승 경기를 모두 녹화한 뒤, 이를 컴퓨터를 통해 분석했다.

이들은 대상 선수의 출발, 턴, 도착, 경영에 걸리는 시간을 모두 따로 재어 분석한 뒤 어떤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가를 연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에서 '수영 신동' 이언 소프가 반 덴 호헨반트에 진 이유는 초반과 중반에 충분한 스피드를 내지 못했기 때문.

반환점에서 7.5m거리를 왔다가 가는 시간으로 측정되는 턴의 소요 시간은 수영거리가 길어질수록 승패에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호주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1,500m 세계기록 보유자 키에런퍼킨스가 신예 그랜트 하켓에 뒤져 탈락한 이유가 경영 시간에서는 5초를 앞섰지만 턴을 할 때 10초나 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신 수영복의 기록 단축 효과를 증명하는데도 이용됐다.

시드니올림픽 초반부터 각종 기록 경기에서 연일 세계 신기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과학자들의 연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간의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달했고 이제부터는 첨단 과학의 힘을 빌려 훈련과 경기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것.

"당신이 운동선수들에게 빨리 뛰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그들이 저절로 빨라지지않을 것"이라는 메이슨의 말은 미래의 스포츠가 과학 없이 발전하지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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