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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1064억원 무상 원조 … 중국 ‘아프리카 공정’ 급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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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자칭린 정협 주석

중국이 연초부터 아프리카 끌어안기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올해 중국의 아프리카 외교는 외교 수장이 첫 해외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전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시작됐다. 양제츠(楊潔) 외교부장이 지난 3∼7일 코트디부아르·니제르·나미비아를 다녀왔다. 1992년부터 21년째 계속되고 있는 전통이다.

 양 부장에 이어 차기 국가부주석으로 유력시되는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조직부장이 아프리카의 대표적 분쟁지역이자 산유국인 남수단과 수단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13일 남수단을, 15일에는 북수단을 방문해 ‘양다리 외교’를 펼쳤다. 14일에는 북수단의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유전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해 발생한 남수단 독립이라는 정치적 격변에 아랑곳 않고 석유 확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춘절(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인 27일부터는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아프리카를 순방했다. 그는 위안화 외교를 펼쳤다. 올해부터 3년간 6억 위안(약 1064억원)을 아프리카연합(AU)에 무상으로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자칭린은 28일 AU 본부가 있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AU 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높이 99.9m, 연면적 5만2000㎡인 이 건물은 중국의 원조로 지어진 건물이다.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의 모임인 AU가 중국의 품 안에 들어가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건물 기증식에서 자칭린은 “AU는 아프리카와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중요한 협력 동반자로서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를 지지해준 친구”라고 평가했다.

 자칭린은 같은 날 북수단의 오마르 바시르 대통령과 회동하고 양국 우의를 다졌다. 자 주석은 회동에서 “북수단의 국가안정과 경제발전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바시르 대통령은 “수단에서 중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하고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바시르 대통령은 다르푸르 내전과 관련한 전쟁범죄 및 인종 대량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물이 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자원 확보를 위해 원조를 강화하면서 친중 세력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2000년 10월 중국 주도로 베이징에서 제1회 중국·아프리카포럼 장관급 회의를 시작한 것은 그 일환이다. 이 포럼은 3년마다 중국과 아프리카를 오가며 열리며, 올해 11월께 중국에서 5차 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액은 1600억 달러로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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