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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시영 이주수요 다가구ㆍ빌라에 몰린다

조인스랜드

입력

[박일한기자] 지난 17일부터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 아파트가 재건축을 위한 이주를 시작하면서 주변 전셋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2500여가구가 한꺼번에 새로 살 집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 전셋값이 들썩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모두 1800여가구 규모의 대치동 청실 재건축 아파트와 우성2차 리모델링 아파트의 이주수요로 주변 전셋값이 급등했던 것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우선 새로 생기는 전세수요가 1억원 미만의 다가구주택, 빌라 등의 소형 주택에 집중돼 있어 아파트 등 다른 시장으로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고덕시영 아파트 2500가구 가운데 90%이상은 임차인이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42~54㎡ 크기의 1800여 가구는 전세보증금이 4000만~6000만원정도인 초소형이고, 가장 큰 72㎡형(이하 공급면적) 조차도 1억1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2억~3억원의 이주비를 받아서 주변 아파트로 전세를 구하는 집주인의 수는 100여가구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수요는 작은 전세보증금으로 강동구, 송파구, 하남시, 남양주시 등 일대의 다가구주택, 빌라의 전세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고덕시영 아파트 상가 내 가람공인 관계자는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한다고 해도 대부분 주민들은 2억원이 넘는 강동구의 중소형 아파트로 전세를 옮기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같은 강동구라면 빌라나, 다가구주택, 혹은 일부 오래된 50㎡ 전후 크기의 소형 아파트 정도가 주요 수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파트 시장 영향은 미미할 듯”

실제로 임차인들은 주변 지역에서 적은 돈으로 이같은 소형 주택 전세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덕동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가락시영 임차인들이 길동, 암사동 등의 단독주택 밀집지역에서 살만한 소형 주택을 구해달라고 중개업소마다 연락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이 없어 외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의 단독주택 밀집지역에서 주택을 구하지 못하면, 하남, 구리, 남양주 등지로 수요가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일동 동인공인 관계자는 “고덕시영 거주자가 명일동, 둔촌동 등지의 중개업소에 59㎡ 크기의 소형 주택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며 부동산을 돌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이 없어 전셋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 전세 매물이 벌써 1000만원 정도씩 호가를 높이는 등 소형 주택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상황을 전했다.

하남시 쪽으로도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하남시 풍산동 풍산공인 관계자는 “고덕시영 입주민으로부터 시세가 어느정도 되느냐는 문의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까 수요가 늘어나면 전셋값이 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고덕시영 이주수요가 강동구 아파트 전셋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강동구 및 주변 지역의 소형 다가구 주택과 오피스텔, 빌라 등의 전세 매물 시세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금이 낮아 월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 해당 지역 서민 주거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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