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임원들… 격식은 정말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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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족 복장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하거나, 회의 시간에 샹송을 부르는 등 한국에서 일하는 일부 외국 기업인들의 격식에 얽매지 않는 근무 스타일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한 외국기업인들의 이 같은 '파격' 은 사실 그들에겐 익숙한 모습이나 처음 접하는 한국 임직원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직급간 권위 의식과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임직원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일조하고 있다.

프랑스계 다국적 기업인 라파즈코리아의 다니엘 쿨롱(43)이사는 회사 내에서 '스쿠터 맨' 으로 통한다.

라파즈 그룹의 아시아 지역 생산 총괄 담당 부사장직도 맡고 있는 그는 매일 BMW 오토바이를 몰고 출퇴근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쿨롱 이사는 또 복잡한 업무 보고를 생략하는 대신 직원들과 즉석 미팅을 갖는가 하면 회의 시간에 샹송을 부르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놓기도 한다" 고 전했다.

태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부회장도 종종 출퇴근 때는 물론, 각종 공식 행사 때에도 검정색 가죽 자킷 차림에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태비 부회장은 AMCHAM의 실무대표로 한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과 통상 문제나 투자 문제를 논의하는 '묵직한' 업무의 책임자.

태미 부회장은 "직위나 직급간 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 이라며 "따라서 직원들에게 가족과 같은 편안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제일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있다" 고 말했다.

AMCHAM회장 겸 국제 변호사이기도 한 제프리 존스 역시 틈날 때 마다 자신의 승용차 대신, 오토바이로 스피드를 즐기는 '드라이브 매니아' 다.

에릭 닐슨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사장은 부서별로 돌아가며 직원들을 초청해 집들이를 하고 있으며, 아그파코리아의 피터 갈브레이드 사장은 직원들의 생일 파티를 직접 차려 준다.

갈브레이드 사장은 "사원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며, 직원들과의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 라고 강조했다.

GM코리아의 데이비드 제롬 사장은 지위에 관계없이 '1대 1회의' 를 갖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장이 업무와 관련해 직접 대리 자리로 찾아오거나 말단 직원과 단 둘이서만 장시간 회의를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며 "형식보다는 업무 내용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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