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박영훈과 삼성화재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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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16강전> ○·궈원차오 5단 ●·박영훈 9단

제14보(183∼197)=백△로 단수했을 때 흑은 ‘참고도’ 흑1, 3으로 두어 4점을 잡는 수도 있다. 전보에서 이미 설명한 수법이다. 박영훈 9단은 그러나 183으로 연결한 뒤 187로 상변을 넘어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어느 쪽이나 큰 수가 났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철옹성 같은 백진이었으나 단 한두 집을 양보하지 않고 버티다가 산사태가 나듯 와르르 무너졌다. 한두 집도 양보하지 않는 것은 승부사로서는 용기일 수도 있고 만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판에서 궈원차오 5단의 경우는 양보해도 충분히 이기는 형세였던 만큼 지금의 대역전은 너무도 허무한 결과였다.(213수 흑 불계승)

 박영훈 9단은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8강전에서 동료 원성진 9단에게 패배해 탈락한다. 박영훈은 이미 9년 전인 17세 때 삼성화재배 결승까지 올라갔다가 조치훈 9단에게 져 준우승한 일이 있다. 박영훈은 이듬해 후지쓰배에서 요다 노리모토 9단을 꺾고 우승했다. 박정환 9단이 나오기 전까지 최연소 9단이 됐다. 2007년에도 후지쓰배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우승했다. 하나 삼성화재배에선 불운이 이어져 2008년에도 이세돌 9단에게 져 준우승에 그쳤다. 기사와 기전의 관계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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