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테니스] 이형택, 5일새벽 샘프라스와 일전

중앙일보

입력

US오픈테니스대회 16강에 진출한 이형택(삼성증권)이 세계 최고의 스타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8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대회조직위원회가 4일 발표한 경기일정표에 따르면 이형택은 이날 오전 0시 뉴욕 플러싱메도우 국립테니스센터 아서애시 코트에서 열리는 16강전 4경기 중 마지막 경기에서 샘프라스와 대결한다.

보통 1경기가 2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형택의 경기는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되는 이 대결에서 '코리안 키드' 이형택이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샘프라스는 이 대회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올랐고 4대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인 14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는 90년대 최고의 선수이고 이형택은 세계랭킹 182위의 무명 선수.

현지 테니스관계자들은 이형택이 샘프라스를 꺾고 8강에 오를 확률을 10%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형택은 최근 첼린저대회 우승 등으로 컨디션이 최고조에 있는데다 이 대회에서도 자신보다 훨씬 높은 랭킹에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3회전까지 1세트만 내줘 자신감이 넘친다.

게다가 샘프라스도 지난 윔블던 대회 정상에 오른 이후 자잘한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도 예전의 위력을 찾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형택과 주원홍 감독이 밝힌대로 승리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없다는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경기에 임한다면 심약한 성격을 가진 샘프라스로부터 의외의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이형택과 샘프라스는 똑같이 서브앤발리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지만 시속 200㎞를 넘나드는 강서브를 보유한 샘프라스와 맞대결을 하면 승산이 없다.

김성배 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은 "샘프라스의 서비스게임에서 이기겠다는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서비스게임만 착실히 지켜나간 뒤 막판에 승부수를 띄우는 작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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