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세포 이식 쥐 척수 재생

중앙일보

입력

유전조작된 돼지의 세포를 척수(脊髓)가 절단된 쥐에 접합시켜 거부반응없이 척수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실험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돼지세포 또는 장기의 인간이식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미국 예일대학 의과대학의 제프리 콕시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자연생물공학'' 9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돼지 주둥이의 후각세포와 슈반세포를 척수를 절단한 쥐에 이식하자 몇주후 이식된 세포가 절단된 척수를 연결시키는 교량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연결신경세포가 자라고 신경을 감싸는 수초(髓 革변에肖)도 재생됐다고 밝혔다.

콕시스 박사는 돼지 세포가 이식된 10마리의 쥐 가운데 7마리가 하루 1mm꼴로 신경섬유가 절단 척수 양쪽을 향해 새로 자라났으며 재생된 신경은 기존의 정상 신경보다 빠른 속도로 신경충동 신호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콕시스 박사는 돼지 주둥이 세포를 선택한 것은 신경을 수초라는 보호막으로 둘러싸는 물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콕시스 박사는 또 돼지 세포는 이식전에 인간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인간보상억제단백질(hCD59)로 유전조작시킴으로써 이식후 쥐의 거부반응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돼지 세포 이식후 4주가 경과한 현재 쥐들은 아무런 거부반응을 보이지않고 있다고 콕시스 박사는 말했다. 이는 동물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이른바 이종이식(異種移植)의 가장 큰 문제인 거부반응이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돼지의 세포나 장기가 인간이식용으로 적합하다는 새로운 증거로 과학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종이식 때 돼지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로 옮겨질 위험은 아직 커다란 문제로 남아있다. 이 실험결과에 대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라르스 올손 박사는 10-20년 전만해도 생각지도 못했을 척수부상 재생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생물공학적으로 조작된 돼지 세포가 쥐의 신경체제에 동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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