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전망 ⑩핸드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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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종이 한장 차이, 목표는 최소한 동메달'

세계정상급의 한국남녀핸드볼이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다시 한번 올림픽에 도전한다.

88년과 92년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한 여자대표팀과 88년 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던 남자대표팀은 97년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실업팀이 잇따라 해체되고 기존 스타플레이어의 뒤를 이을 신인선수 발굴에 실패하면서 퇴조의 길을 걸었다.

지난 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는 12위, 남자는 14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림픽때 특유의 정신력과 조직력을 발휘해온 한국은 유럽과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파들을 불러들여 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여자팀에는 오성옥(일본 이즈미), 김은미(독일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비롯한 해외파와 이상은, 한선희(이상 제일생명) 등의 국내파가 5월부터 태릉선수촌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남자팀에는 월드스타 윤경신(독일 굼머스바흐)과 철벽수비의 골키퍼 이석형(스위스 아미스티아)을 비롯해 조치효(스위스 빈터투어), 백원철, 박성립(이상 일본 다이도스틸)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합류,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참가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돼 어느 대회때 보다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또 8강전이 신설돼 조 4위까지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조예선에서 최대한 체력을 아끼고 토너먼트에서 전력을 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조에 속한 여자팀의 경우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앙골라를 제외하고는 지난 해 노르웨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2위 프랑스, 4위 루마니아, 5위 헝가리와 잇따라 맞붙게 돼 매경기 고전이 예상된다.

B조 1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이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팀 노르웨이와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조2위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적절한 힘의 분배가 필요하다.

남자팀은 세계선수권대회 3위 유고와 5위 독일과의 경기가 성적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고와 독일만 꺾으면 같은 조에 속한 세계 2위 러시아에 패하더라도 이집트와 쿠바를 잡고 무난히 조2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집트와는 지난 6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대륙컵대회에서 승리한 적이 있고 쿠바는 윤경신과 백원철, 박성립 등 해외파들이 대거 합류한 한국의 전력상 무난히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팀의 주축을 이루는 해외파들이 각국 리그에서 주말경기만 치러 체력이 걱정거리였다"며 "그러나 4개월간의 합숙훈련에서 체력을 보완, 자신감을 찾았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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