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씨, 현대건설 보유 상선지분 매입계획

중앙일보

입력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에게 넘어갈 전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13일 자구계획안을 통해 보유중인 상선지분 23.86%(2천459만주)를 당초 EB(교환사채) 형태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장내매각으로 방침을 바꿨다가 다시 정 의장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미 4.9%의 상선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정 의장이 건설의 상선지분까지 매입할 경우 28.76%로 지분율이 크게 늘어나고 현대상선이 최대주주로 있는 전자.증권 등 주요계열사를 정 의장이 직접 장악하게 된다.

지금까지 정 의장은 건설 지분을 이용해 상선.중공업.전자.증권 등으로 현대 계열사를 지배해왔다.

다만 중공업의 경우 현대건설이 보유지분 6.93%(526만주)를 9∼10월중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매각할 방침이고 2002년 상반기까지 계열분리가 예정돼있다.

이는 현대건설의 유동성 확보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자구계획안 발표내용이 뚜렷한 이유없이 번복된데다 오너의 소유집중이 오히려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정 의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으로 비쳐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그룹내 주요계열사의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 공정거래법상 그룹 계열주인 정 의장에게 일괄매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상선지분을 사들일 자금마련을 위해 현대전자 지분 4.1%중 일부를 장내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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