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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는 사지 말라 말리는데도 … 비대위원 ‘조현정 테마주’ 6거래일 연속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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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거의 해’를 맞아 정치인 테마주가 연초부터 시장을 달구고 있다. 대주주가 직접 나서서 ‘자제’를 요청할 정도다. 비트컴퓨터 대주주인 조현정(사진)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치 관련주라는 이유로 비트컴퓨터 주식을 사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조 대표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면서 비트컴퓨터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주가는 그가 비대위원에 뽑힌 지난해 12월 27일부터 4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당 3530원(12월 26일 종가)이던 주가가 814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12월 30일에는 ‘주가가 오를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공시까지 했지만 이상 급등이 이어졌다. 조 대표는 “총선 전에 (회사를) 매각할 의사가 없다”며 “구설수가 우려돼 팔지도 못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적었다.

 ‘안철수 테마주’인 안철수연구소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12월 9일 “기업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주식을 사지 말라는 경고를 시장에 보낸 셈이다.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처음 나온 9월 1일 3만4650원이던 주가는 4일 현재 15만9900원까지 올랐다. 안 원장이 지분 절반 기부선언을 한 11월 14일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안 원장이 내놓을 지분 37.1%에 대한 평가액은 애초 1500억원에서 약 3000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최근엔 예능프로그램 출연 소식까지 정치인 테마주를 들썩이게 했다. 4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테마주가 이상 급등했다. 지난 2일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출연한 SBS 토크쇼 ‘힐링캠프’에 문 이사장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목을 받은 것이다. 이날 에이엔피와 바른손은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에이엔피는 문 이사장과 인권변호사로 함께 활동한 송철호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있는 회사며, 바른손은 문 이사장이 근무하던 법무법인의 고객사로 알려져 있다. S&T모터스·유성티엔에스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회사 대표가 문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점이 부각됐다. 박근혜 위원장의 ‘힐링캠프’ 출연 영향으로 전날까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EG도 이날 4.8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EG는 박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현대증권 김영각 연구위원은 “쉽게 달아오른 만큼 작은 사안에도 금방 꺼질 위험이 큰 게 정치인 테마주의 특징”이라며 “아예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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