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육상 메달전력 점검, 이봉주 35Km이후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유럽의 힘과 아프리카의 탄력' .

오는 10월 1일 시드니 올림픽 남자마라톤 출발선에 서는 이봉주(삼성전자)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3초 차로 은메달에 머물렀던 한을 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시드니 마라톤 코스는 사상 최악의 '지옥 코스' . 코스를 네차례 둘러본 오인환 삼성전자 코치는 "보면 볼수록 험난한 코스" 라며 "웬만한 체력과 스피드로는 감당하기 힘들 것" 이라고 예상했다.

오코치는 이봉주의 경쟁 상대로 포르투갈.스페인의 유럽세와 케냐.에티오피아를 주축으로 한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을 꼽았다.

아시아 최고 기록(2시간6분57초) 보유자 이누부시 다카유키(일본)는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체력이 약해 시드니 코스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런던대회에서 막판 스퍼트로 올해 최고기록(2시간6분36초)을 수립한 안토니오 핀토(포르투갈)와 험난한 보스턴 코스에서 올해 1위(2시간9분47초)를 차지한 엘리아 라가트(케냐)가 지켜봐야할 선수들이다.

오코치는 "선두로 치고나가길 즐기는 아프리카 선수들이 유럽선수들의 초반 페이스를 뒤흔들어준다면 35㎞ 지점 이후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구간에서 승부수를 던져볼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부터 2개월에 걸친 호주.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18일 귀국한 이봉주는 "훈련 성과에 만족한다.

애틀랜타 때에 비해 강도가 엄청났지만 부상없이 기분좋게 소화했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 고 말했다.

이봉주는 오는 29일 호주로 다시 출국, 난코스에 절대적인 체력 보강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는 올림픽을 끝내고 결혼식을 올리는 피앙새(김미순)에게 귀한 선물을 마련하겠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봉주와 함께 마라톤에 출전하는 백승도(한전)와 정남균(한체대)도 강원도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깜짝 스타' 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마라톤외에 지켜봐야 할 종목은 여자 포환던지기. 중국과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계속하며 올해 세계 8위기록(19m36㎝)을 수립한 이명선(익산시청)이 상승세를 지속, 20m 이상을 던진다면 종목 최초로 결선 진출과 함께 메달 획득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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