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 연구팀 돼지 복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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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중에서 복제가 가장 어렵지만 인간 이식용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로는 가장 적합한 돼지가 영국과 일본 연구팀에 의해 성공적으로 복제되었다. 세계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켰던 영국 스코틀랜드의 생물공학회사 PPL 세러퓨틱스 연구팀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돌리의 복제와 같은 방법으로 5마리의 돼지 복제에 성공, 이들을 밀리, 크리스타, 알렉시스, 카렐, 닷컴으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국립동물산업연구소 연구팀은 PPL 연구팀과는 다소 다른 방법으로 한마리의 복제돼지 제나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로써 인간환자에게 필요한 대체 심장, 신장 등 각종 장기를 돼지를 통해 키울 수 있는 첫 발판이 마련되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복제된 동물은 쥐, 양, 염소, 암소에 돼지가 추가돼 모두 5종류로 늘어났다.

일본 연구팀을 이끈 오니시 아키라 박사는 돼지 태아의 피부세포를 채취, DNA가 들어있는 세포핵을 제거한 다음 이를 역시 세포핵이 제거된 돼지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유전조작된 난자에 전기충격을 가해 이를 배아로 성장시킨뒤 이를 암돼지의 자궁에 투입했다. 오니시 박사는 4마리의 암돼지에 유전조작된 배아를 총110개 주입했으며 이중에서 단 한마리의 건강한 새끼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PPL 연구팀도 같은 방법을 썼으나 다만 돼지의 태아가 아닌 다 자란 돼지에서 채취한 세포를 이용했다.

일본 연구팀의 일원인 미국 록펠러대학의 앤서니 페리 박사는 동물중에서도 돼지의 복제는 훨씬 어렵다고 밝히고 1986년부터 세계의 연구팀들이 돼지 복제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페리 박사는 이번 돼지복제는 특히 유전물질의 고속주입(高速注入) 기술이 성공의 열쇠가 되었다고 밝혔히고 이 방법을 이용하면 유전이전(遺傳移轉)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원하는 염색체를 선택적으로 분리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돼지태아의 피부세포에서 제거한 세포핵에서 남은 물질이 이 세포가 난자에 들어갈 때 난자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한다.

페리 박사는 돼지의 복제는 까다롭기는 하지만 인간환자에게 필요한 대체 심장, 신장, 간(肝)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물로는 돼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돼지의 모든 기관과 장기들이 인간성인의 것과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페리 박사는 돼지를 통해 이식에 필요한 장기를 본격적으로 만들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식된 장기에 대한 거부반응의 차단이라고 말하고 특히 이종이식(異種移植)의 경우 이식 몇분만에 거부반응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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