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전망 (2) - 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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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2무1패(승점2), 92년 3무(승점3), 96년 1승1무1패(승점4)'

'88서울올핌픽 축구본선부터 매 대회마다 한 발짝씩 8강에 다가서고 있는 한국올림픽축구팀의 성적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한국은 당장 메달권에 진입하겠다는 욕심보다는 9월 14일부터 시작되는 B조 예선을 통과해 단 한번도 오르지 못한 8강진입에 목표를 두고 있다.

유럽의 강호 스페인, 남미의 개인기를 앞세운 칠레,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와 차례로 격돌하는 한국으로서는 8강진출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축구전문가들이 기대하는 한국의 예선 성적은 1승1무1패.

그러나 한국에 1승을 헌납해 줄 팀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우선 한국의 예선 첫 상대인 스페인은 유럽지역예선에서 이탈리아, 체코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간신히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지역예선에서는 지난 해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우승멤버인 골키퍼 다니엘과 마르체나, 에르난데스 3명만 참가해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선에서는 스페인 최고의 스트라이커 라울 곤살레스를 비롯해 에체베리아를 포함해 와일드카드로 미드필더 과르디올라, 엔리케 등 스페인 명문클럽에서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는 초호화 진용을 갖출 것으로 예상돼 한국으로서는 버겁기만 하다.

17일 예선 2차전에서 맞붙을 칠레는 남미지역예선에서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를 연파하고 브라질에 이어 2위로 본선에 올랐다.

와일드카드로 출전이 예상되는 스트라이커 살라스를 축으로 차세대 공격수 누네스와 에스타이의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이 위협적이다.

예선에서 강팀들을 꺾고서도 콜롬비아에 1-5로 패하는 등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점과 상대에 따라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점에서 한국과 백중세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상대인 모로코 또한 플레이메이커 무스타파 하지의 발끝에서 나오는 정확한 패스에다 스트라이커 벤콰르와 케타비의 결정력 높은 슈팅으로 한국 문전을 위협할 태세다.

모로코 역시 지역예선에서 약체로 평가되던 코트디브와르에 1-4로 대패하는 등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와해되는 수비의 약점을 갖고 있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본선에서 한국과 1-1로 비긴 적이 있다.

한국은 스페인을 제쳐두고라도 칠레와 모로코를 상대로 1승 이상을 올려야 8강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98년 12월부터 호흡을 맞춰온 한국대표팀은 와일드카드로 출전이 예상되는 홍명보를 축으로 후방 수비라인를 든든히 하고 김상식 등 미드필더진에서의 압박수비로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새로 합류한 박강조와 부상 끝에 오래간만에 대표팀에 선발된 고종수의 미드필드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공격에서는 이동국, 설기현을 투톱에 두고 이영표와 박진섭이 2선에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침투하며 역습을 노리게 된다.

한국이 다른 팀보다 유리한 점은 예선전이 열리는 애들레이드의 시차가 한국과 1시간 밖에 나지 않아 컨디션 조절이 쉬운 데다 이미 하인드마시경기장에서 지난 1월 호주4개국 초청경기를 치러 분위기에 익숙하다는 것.

더욱이 이번 올림픽 출전선수들이 2002년 월드컵축구의 주축멤버가 돼 월드컵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표선수들의 8강진출 각오는 어느 때보다 대단하다.

한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8강에 진출한다면 다른 종목의 메달 획득 못지 않게 체육사의 큰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된다.

2002년월드컵축구 공동개최국 일본의 경우 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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