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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비대위원 이준석"안철수,재론 여지없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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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0대 벤처사업가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27일 오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한나라당이 27일 발표한 비대위원 11명 중에서도 26세의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와 벤처 1세대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들에게선 왠지 ‘안철수스러움’이 풍긴다. 사회적 책임, 사회공헌, 벤처, 그리고 기성 정치에 때묻지 않은 모습이 그렇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목말라했던 ‘이미지 자산’이다.

 특히 서울과학고와 하버드대(컴퓨터공학) 출신의 청년 벤처사업가라는 화려한 ‘스펙’을 지닌 ‘1985년생 비대위원’은 한나라당의 최대 화제였다. 그는 이날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비대위의 ‘검찰수사국민검증위원회’ 위원장에도 임명됐다.

 아직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는 그를 지도부로 발탁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을 놓고 당에선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파격”(홍사덕 의원)이란 평가에서부터 “2030세대에 대한 고민이 담긴 고육지책”(한 당직자)이란 분석까지 다양한 말들이 오갔다.

 박 위원장은 11월 17일 이 위원이 만든 자원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http://www.edushare.kr)의 야학장을 방문하면서 이 위원을 알게 됐다. 배나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과외를 해주는 모임이다.

 박 위원장은 야학 현장에서 이 위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당시 3시간 넘게 머물다가 이 위원을 포함한 학생들에게 ‘관심’의 표시로 피자를 돌리기도 했다. 야학을 다녀간 박 위원장은 한 달 뒤쯤인 지난주 이 위원에게 비대위원직을 제의했고, 이 위원은 24일 비대위 참여를 결정했다. 이 위원은 “박 위원장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박 위원장에게 ‘할 말은 하겠다’고 했더니 ‘당연히 그러셔야죠’라고 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위원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의 비대위원들 간 상견례 자리에서 캐주얼한 줄무늬 셔츠 차림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ICL(취업 후 학자금 대출 상환제) 홍보가 잘 안 돼 있다”고 하는 등 적극적으로 발언했다고 한다. 이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선 “여기 참여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가서 트위터 아르바이트하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 20대, 30대에 배정된 쿼터가 아니라 제가 가진 경험과 열정으로 정책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갤럭시탭’으로 자신을 다룬 인터넷 기사를 클릭하곤 “아이구”라며 민망해하기도 했고, 트위터에 “기자 많네”라는 글도 올렸다.

 회의가 끝난 뒤엔 기자들과 만나 다음과 같이 문답을 나눴다.

 -한나라당의 문제가 뭔가.

 “소통이다.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고, 정책과 꾸준한 노력으로 되는 건데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 가능성은.

 “비대위원들의 쇄신 의지를 볼 때, 후회하지 않을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정치권에 생각이 있었느냐.

 “스무 살 때 생각이 있었는데 이후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졌다. 그래서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여자친구가 있느냐.

 “그 질문 말아달라. 너무 민감한 질문이다.”

  이 위원은 박 위원장에 대해선 “너무나 진지하시다. 그래서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다. (단체를 방문했을 때) 많은 정치인들과 다르게 하나 하나 세심하게 답변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해선 “재론의 여지없이 대한민국에서 존경받는 분”이라고 했다. 이 위원의 한 지인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현 정부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해주는 게 없다고 비판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의 부친은 증권회사를 다니다 퇴직한 중소기업 법정관리인이라고 한다.

글=백일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디도스 수사, 당 검증위원장 맡은 이준석 #26세 최연소 한나라 비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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