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시장, 선물수요감소 등으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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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고성장업종으로 꼽히던 참치시장이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지금까지 판매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6년까지 연간 2천500억원대에 육박하던 국내참치시장은 IMF사태에 따른 선물수요 감소 등으로 올들어서는 2천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 오뚜기, 사조산업, 오양수산 등 주요 관련업체들도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나 별다른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체별로는 동원산업이 작년까지 65%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올들어서는 1% 포인트 가량 줄어든 64%에 머무르고 있으며, 사조산업도 작년도의 8.8%에서 올해는 8.5%로 0.3%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양수산도 작년보다 1% 포인트
가량 떨어진 2.4%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작년 24.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오뚜기는 지난 98년 사조산업으로부터 가공공장을 인수하고 제품고급화를 추진한데 힘입어 올해는 2.3% 포인트 높아진 26.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던 참치시장이 5년 넘게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IMF에 따른 선물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IMF로 인한 기업체의 잇따른 부도와 구조조정 등으로 단체선물수요가 급감하면서 판매부진이 심화됐다.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됐다. 찌개용, 술안주용으로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참치 대신 게맛살, 햄, 야채첨가물 등 다른 식품을 즐겨 찾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참치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동원산업은 칵테일참치, 불고기참치 등을 출시해 대형할인점등을 통한 무료시식회와 3억원을 내건 경품행사까지 실시중이다. 또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수산업부문(참치부문)을 식품부문(음료, 마오네즈 등)에서 떼내 별도사업부문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사조산업 등 나머지 관련업체들도 추석특수를 겨냥한 단체선물 특수판매 강화, 물류부문의 제휴 등을 통해 판매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참치시장의 판매둔화는 선물수요 감소와 소비자들의 입맛변화 같은 양대 요인 외에 최근에는 어획고 감소까지 겹쳐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면서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관련업계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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