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형제가 문성근 캠프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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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부산 출마를 선언한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로도 출마했다. 그런 문 대표의 선거캠프의 얼굴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범시민사회 연합군’ 성격을 지닌 데다 혈연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문성근 캠프’의 선대본부장은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가 맡았다. 이준동 대표의 형은 이창동(전 문화관광부 장관) 감독이다. 이 감독 역시 문 대표 멘토단에 속해 있다. 형제가 모두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문 대표를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영화 ‘오아시스’와 ‘시’에서 제작자와 감독으로 콤비를 이뤄 베니스영화제 특별감독상과 칸영화제 각본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문 대표와는 둘 모두 각별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경험이 없는 영화제작사 대표를 선대본부장에 앉힌 건 일종의 ‘파격’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은 23일 “당원 중심의 기존 정당 구조에서 탈피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문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문 대표 캠프 대변인에 내정됐던 김두수 국민의명령 사무총장의 형은 김두관 경남지사다.

 김 총장은 민주통합당 제2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공식적으로는 캠프원 명단에서는 빠졌지만 여전히 문 대표의 핵심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 지사는 다음 달 15일 전당대회에 맞춰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계획이다. 이창동·준동 형제와 김두관·두수 형제가 모두 민주통합당에서 한 배를 타게 됐다.

 문 대표 캠프의 ‘맏언니’ 역할은 민주통합당 유시춘 최고위원이 맡고 있다. 그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친누나다. 소설가 출신으로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낸 뒤 진보통합시민회의 대표를 지내며 야권 통합 운동을 벌였다. 이때만 해도 남동생과 길이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국민참여당이 민주노동당과 함께 ‘소통합’으로 방향을 틀자 동생과 헤어져 이달 초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다.

 유 대표는 누나뿐 아니라 여동생과도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유 대표의 여동생인 유시주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든 희망제작소 소장이다. 박 시장도 조만간 민주통합당에 입당키로 한 상태다. 유 대표의 딸 수진씨는 한때 진보신당 당원이었다. 최근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에 선출된 뒤에는 “나는 사회주의자로서 아버지와는 길이 다르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 대표 밑에서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와 올해 4·27 김해을 보궐선거를 총괄지휘하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승리로 이끌었던 임찬규 전 국민참여당 대외협력위원장이 문 대표 비서실장 겸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유 대표는 가장 가까운 가족과 참모를 한꺼번에 떠나 보내게 됐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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