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와 약속 … 빅보이 대호 10㎏ 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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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빅보이(Big Boy)’에서 ‘슬림보이(Slim Boy)’로. 이대호(29·오릭스·사진)가 날씬해졌다. 140㎏ 가까이 나가던 몸무게가 10㎏이나 줄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에 쫓기다 보니 생긴 일이다. 이대호는 일본 야구 정복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대호는 모교인 경남고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종운(45) 경남고 야구부 감독은 “(이)대호가 ‘체중을 더 줄이겠다’고 하더라. 일본에 진출하기 전까지 체중 부담을 떨쳐내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일과는 오전 10시 시작된다. 첫 스케줄은 ‘일본어 공부’. 강사를 집에 불러 개인교습을 받는다. 일본어 문자와 기초 회화를 익힌다. 이대호는 “빨리 적응하려면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오랜만에 공부하려니 어렵다”고 했다.

 본격적 훈련은 오후 1시부터 한다. 달리기를 하며 기초체력을 다지고, 후배들과 공을 던지고 받는다. 타격 훈련도 가볍게 하고 있다.

 오후 7시쯤 저녁식사를 마치면 집 근처 체육관에 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이대호는 “집에 들어가면 밤 10시다. 정말 바쁘다”며 웃었다.

 야구 선수들은 대개 혹한기 훈련을 삼간다. 그러나 이대호는 예년보다 2주가량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오카다 아키노부(54) 오릭스 감독의 말을 새기고 있다.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가 오면 우승도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1루 수비를 함께 맡기겠다. 체중을 10㎏ 정도 감량하고 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대호는 오카다 감독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애쓴다. 체중 감량은 그 첫걸음이다. 이대호는 “나를 신뢰하는 감독에게 보답하는 길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말고는 없다. 일정이 팍팍하지만 힘들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는 내년 2월 1일 오릭스 캠프에 합류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는 “아내와 곧 태어날 복덩이(태명)와 함께라면 자신 있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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