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수도권 분양시장 `안 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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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정부의 12·7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연말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울상이다. 특히 분양가를 내리고 수요가 많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을 대거 내놨는 데도 먹히지 않는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김정일 사망이라는 북한발 돌발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심리는 물론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심리까지 위축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단지 대부분이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지구에서 분양한 송도 더샾 그린워크는 5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2순위로 넘어갔다. 특히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물론 중소형도 대부분은 1순위에서 미달했다.

가격 경쟁력 등 호재 안 먹혀

지구 지정 10년 만에 첫 분양에 나선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도 사정은 비슷하다. 21일 1순위 청약 접수에 나선 2구역 텐즈힐은 10개 주택형 가운데 8개 주택형이 2순위로 넘어갔다.

중대형에는 청약자가 1~5명에 그칠 정도로 청약률이 저조했고, 중소형도 인기를 끌지 못했다. 광교신도시 첫 주상복합아파트로 관심을 모은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도 1순위에서 7개 주택형 가운데 4개 주택형이 미달했다.

이들 단지들은 분양가가 싸거나 입지여건이 뛰어나 분양 전부터 화재가 됐던 아파트들이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평균 1190만원으로 앞서 분양된 단지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싸다.

현재 시세보다도 싼 데다 송도에서는 보기 힘든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여서 견본주택 개관 이후 수만의 인파가 다녀가기도 했다.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역시 분양가가 3.3㎡당 평균 1280만원으로 앞서 나온 단지보다 저렴해 관심을 끌었다.

텐즈힐은 시범뉴타운인 왕십리뉴타운의 첫 분양 단지인 데다 지하철 3개 노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강북권 요지에 위치한 입지여건 덕에 실수요들의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단지다.

전문가들은 집값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 역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위축돼 있는데 김정일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좀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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