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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수료 ‘가랑비’엔 월급통장이 ‘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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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과다 수수료 논란에 휩싸였던 은행이 최근 수수료를 내리기 시작했다. 반가운 일이지만 마음 놓고 아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뺐다간 가랑비에 옷 젖듯 적지 않은 돈이 새나간다.

 21일 금융소비자연맹 등에 따르면 적게는 300원, 많게는 3000~4000원에 달하는 수수료 비용을 1년간 지불하면 직장인의 경우 10만원 정도의 돈이 빠져나간다. 요즘 정기예금 금리가 세금을 빼면 연 3%대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를 절반만 줄여도 160만원의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수수료 재테크의 첫걸음은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은행은 신용카드 사용액, 공과금 자동이체, 환전 실적 등 다양한 거래를 모아 고객 등급을 매긴다. 이 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 할인·감면의 폭이 크다. 따라서 여러 은행과 거래하기보다 작은 금융거래라도 한 거래은행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은행은 자사 카드 이용실적도 통합해 거래실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이용 카드와 은행을 통일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직장인이라면 주거래 은행에 급여통장을 개설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각종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예·적금 우대금리도 제공받는다. 따라서 금융거래가 많지 않은 사회 초년병이라면 급여통장을 활용해 혜택을 키울 수 있다. 다만 금리를 우대하는 잔액 구간이 별도로 있거나 필수 거래 실적 등 조건이 붙기 때문에 가입 전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증권거래가 많은 사람이라면 출금·이체 수수료는 물론 온라인 주식매매 수수료를 일정기간 면제해주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해 봄직하다. 연 4% 이상의 우대 금리도 적용받을 수 있다.

 편의점 ATM을 이용하면서 “에이~ 그거 몇백원이나 든다고”라고 말한다면 수수료 재테크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김재욱 부부장은 “편의점·지하철역 내에 설치된 ATM은 은행이 아닌 결제대행업체(VAN)가 운용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꽤 비싸다”며 “유학을 보낸 자녀가 있거나 1년에 한두 번쯤 해외 출장을 가는 사람은 외화 예금통장을 활용해 비싼 환전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정소득이 없는 대학생이나 은퇴한 노인 등 상대적으로 은행을 덜 이용하는 계층에게도 수수료 해법은 있다. 시중은행들은 잠재고객 유치 등을 위해 대학생 등 20대와 50대 이후 은퇴자 전용 통장을 선보여 꽤 ‘짭짤한’ 수수료 혜택을 주고 있다. 만 35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KB Star*t 통장’, 만 50세 이상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신한 평생플러스 통장’ 등이 있다.

손해용·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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