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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누구나 컴퓨터 활용에 관심이 많죠!”

중앙일보

입력

IBM-PC가 나오기도 전, 애플컴퓨터로 의료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대학생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벤처 1호인 비트 컴퓨터의 조현정 대표. 의약분업의 시대를 맞아 창업 이래 최대의 도약을 위한 준비에 바쁜 그를 만났다.

나눔의 인생관 실천

의료정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회사인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사장(43)은 지난 한 주일을 품귀현상까지 보이는 에어컨을 사러 다니느라 몹시 바쁘게 보냈다. 집 혹은 사무실의 에어컨을 신형 고급으로 교체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지만 용량이 큰 에어컨을 구하고자 했다. 온 시내를 쑤시고 다닌 끝에 겨우 구한 에어컨 13대는 그의 모교인 용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설치됐다. 얼마 전 방문했던 그의 모교 후배들이 찌는 무더위 속에서 거의 옷을 벗어제끼고 공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그의 비서조차 모르게 한 일이다.

의약 분업과 관련해 누구보다 바빠야 할 조대표가 모교에 설치할 에어컨을 혼자서 구하러 돌아다닌 것은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결코 별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진 것을 철저하게 나누면서 살겠다는 그의 인생관을 실천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을 먹으면 반드시 실행으로 옮기고야 마는 우직한 캐릭터의 조대표이고 보면, 그깟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걸 혼자서 챙기겠다고 욕심부리지 않고 바르게 나눈다면 나누는 만큼 더 훌륭한 결과가 되어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학연도 마찬가지지요. 물론 학연이나 지연 등의 관계가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나 더 꼼꼼히 살펴보면 특히 학연이 우리 업계라든가 기술 발달에 미친 시너지 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벤처 원조이자 대학생 벤처 1호

국내 벤처 1호, 대학생 벤처 1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1호 등 벤처와 관련된 분야에서 1호 기록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조현정 대표는 최근 의약 분업 실시로 비트컴퓨터 창업 이래 최대의 호황이자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83년 비트컴퓨터 창업 이래 오로지 의료정보 시스템 개발이라는 한 길에만 쏟아온 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다.

“의료 분야는 제가 처음 회사를 창업할 당시부터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제 주요 고객이 될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지식인이면서도 소득이 넉넉한 계층이어서 컴퓨터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지요. 또 의료보험이라든가 복잡한 의료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어요.”

그의 창업 당시의 생각은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고, 창업 첫해에 직원 3명으로 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보험청구, 원무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내놓고 비트컴퓨터는 성장을 거듭하게 됐고, 의약분업이라는 현 국면에서 또 한번의 도약 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재 중소형 의료기관에서 활용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비트컴퓨터로서는 최대의 호기인 셈이다.

“이 분야에 필요한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새롭게 개발돼야 합니다. 처음 이 분야를 생각하고 뛰어들었을 때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만큼 이 분야에는 잠재적 가능성이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저를 보고 사업 다각화 등에 소극적이지 않느냐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일단 시작한 일을 완성 단계에까지 끌어올리지 않는 한 새로운 일에 나서는 일은 결코 급하지 않습니다.”

새 국면으로 돌입한 의료분야에서 비트컴퓨터는 보다 완성된 시스템을 위해 끊임 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 신뢰받는 의료정보 전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결재가 따로 없는 자유로운 회사

비트컴퓨터의 남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가 결재가 없다는 것. 10년 전부터 조대표의 경영 철학에 따라 실행하고 있는 비트컴퓨터만의 방식이다. 꼼꼼히 결재 절차를 거쳐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을 아끼기보다는 직원들 스스로가 집행하고 그 집행에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것. 직원을 뽑을 때는 다른 어떤 기업 못지않게 까다롭지만 일단 뽑아놓은 뒤에는 거의 모든 것을 믿고 맡겨야 한다는 조대표의 생각에서 비롯된 경영방식이다.

“결재라는 걸 좀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직원들을 관리하는 방식이지요. 결재는 직원을 관리하는 하나의 절차이며 상징입니다. 더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직원들을 믿지 못하는 경영방식 아닐까요? 결재는 어쩌면 직원들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판단해야 할 기회를 없애는 거죠. 또 회사를 운영하는 원칙만 철저하다면 결재는 필요없어요. 최소한 비트컴퓨터는 원칙이 있는 회사예요.”

까다롭게 선발한 직원은 일단 신뢰한다는 게 조대표의 철학이다. 직원을 철저히 믿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의 잉여를 회사가 챙기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회사는 그들이 남기는 성과의 잉여를 챙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대단히 자유스럽게 운영될 듯한 이 회사 직원들의 복장은 그러나 뜻밖에도 모두가 정장 차림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차장급 이상의 간부들은 반드시 긴팔 와이셔츠를 입는다. 근무 분위기를 최대한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조대표이지만, 정장 차림을 주장하는 데에는 다른 뜻이 있다. 비트 컴퓨터가 내는 제품이 고급제품이고, 그 제품을 만들어내고, 그 제품을 팔러 다니는 직원들이라면 전문가 의식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전문가로서의 태가 있어야 한다는 것. 복장에서부터 허술함이 없어야 한다는 철저한 전문가 정신이다.

애플 컴퓨터 시절부터 일관되게 한 길을 걸었던 조대표. 어린 시절 그의 집을 둘러싸고 있었다는 대나무 숲의 향기를 못 잊어 지금의 비트컴퓨터 빌딩 주위에도 대나무를 심고, 새로 마련한 자택에도 대나무를 심어 정성껏 돌보고 있다는 조대표. 그는 부인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의 올곧은 품성에서 대나무의 곧은 심성을 떠올릴 수 있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신 만만한 자존심이 대나무의 기개를 떠올리게 한다.

조현정 대표의 북마크 파일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완성시키고야마는 ‘작은 거인’ 조현정 대표. 때로는 건조하다 싶을 정도로 자기 일에 철저한 그의 웹서핑이 궁금해진다. 더 풍요로운 세상을 지향하는 인터넷 세상을 서핑하는 조현정 대표의 표정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http://networksolutions.com
비교적 신규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이는 시대의 흐름에 연연하지 않고,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지점까지 승부를 내면서 다음 일로의 확장을 꾀한다는 조대표의 철칙에 따른 것. 이같은 그의 비즈니스 철학을 증명하듯 그의 북마크 파일의 첫번째 사이트로 등록돼 있는 곳은 신규 사업을 위한 도메인을 찾아보기 위해 참고하는 사이트였다. 조대표는 수시로 이 사이트에 들러 새로운 사업에 대한 치밀한 구상을 기획해 보고 꼼꼼히 검토한다.

http://paxnet.co.kr
증권 투자자들은 이미 알 만한 사이트. 증권 정보 사이트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특히 시스템 트레이딩이라는 기계적 매매 시점을 알려주는 거래 안내 시스템에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다. 조대표는 이곳에 들러 비트컴퓨터 회사의 주식 가격 추이를 살피기도 하고, 증권가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한다.

http://bitsolutions.co.kr
비트컴퓨터에서 운영하는 기술 지원 및 기술 거래 사이트. 이 사이트에서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기술지원 및 거래 사이트, 전자상거래나 화상 회의 등의 솔루션에 관한 뉴스와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 최근 기술의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들르는 사이트다. 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조대표의 생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http://dreamdrug.com
의료정보 시스템 전문 회사의 대표로서 가장 자주 찾아야 할 사이트. 의약 분업 문제로 복잡한 요즘,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찾아내고 이해하는 것은 성공 비즈니스의 관건이다. 의약계의 속보성 기사 및 의학정보 입수를 위한 뉴스 사이트로 의약계에서는 가장 빠르고 심도있는 뉴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평 있는 사이트다.

http://sericon.seri.org
한국 경제 전반과 관련한 각종 정보와 논문을 검색해 보는 것도 경영인이며 연구하는 기술인이고자 하는 조대표의 성향을 증거한다. 한국 경제에 관한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이며, 특히 최근에는 벤처기업이나 IT 기술 관련 정보도 많이 제공하고 있어 벤처 1호인 조대표에게 관심 있는 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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