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나] 청년 취업 프로젝트 의뢰인 박지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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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디제이(DJ)ㆍ검도ㆍ플루트…안 해 본 게 없다”는 박지민(22ㆍ사진)씨. 인제대에서 언론광고학을 전공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좇느라 대학시절 내내 바빴다. 교내지를 직접 제작하는가 하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김해국제음악제·제주국제관악제 같은 국제 행사에서 안내·진행·홍보 요원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홍보ㆍ마케팅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 관련 분야 취업을 위해 스터디를 꾸려 준비한 지 1년이 넘었다. 같은 학교 친구들과 매주 한 차례 모여 토론과 면접 준비를 한다. 하지만 박씨는 아직 불안하다. 홍보ㆍ마케팅 분야 채용 인원이 워낙 적다고 들은 데다 내세울 만큼 되지 않는 토익(TOEIC) 점수도 마음에 걸린다. “토익 점수를 올리기 위해 졸업을 유예해야 하느냐”고 고민하는 박씨. 인크루트 임경현 컨설턴트와 CJ GLS 변중현 인사팀장이 그의 취업 전략을 진단했다.

글=채승기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대학 언론광고학 과정 중 커뮤니케이션 수업이 가 장 즐거웠다는 박지민(22)씨.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한 것이 장점”이라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회사를 알리는 홍보 직무를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박씨의 다양한 대외활동은 높이 살 만한 점이었다. 임 컨설턴트는 “좋은 활동을 많이 했다. 지금 당장 행사를 진행하라고 해도 잘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다양한 대외 활동 경험이 제대로 자기소개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박씨는 KT&G 상상프렌즈 대학생 기획팀장으로 활동하며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획했던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녹였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한 것을 소개하며 “협력은 신뢰를 통해 나올 때 더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 컨설턴트는 “행사를 기획ㆍ구성ㆍ진행해 나갔던 전체 프로세스가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변 팀장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경험했던 일이 직무와 어떻게 맞을까 하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홍보ㆍ마케팅은 포장을 잘해야 한다. 연결을 잘하고 연관 없는 건 빼야 한다.”

이를테면 ‘상상프렌즈 기획팀장을 하면서 행사를 이러이러하게 구상·기획하고 실제로는 이렇게 진행했다. 그때 이런 아이디어와 교훈을 얻었다. 그 경험을 실제 홍보 업무에 이런저런 식으로 접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쓰라는 주문이다.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인재상이나 경영철학과 자기 자신을 엮지 못한 부분도 아쉬운 점이었다. 변 팀장은 “자기소개서를 잘 쓴다는 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과 자신이 어울린다는 것을 잘 어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CJ에 입사지원을 한다면 이런 식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홍보야말로 CJ에서 원하는 인재상인 오픈마인드ㆍ유연함에 맞는 직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선입관이나 편견을 갖지 않고 여러 사람을 만나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른 곳에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보ㆍ마케팅 직무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박씨에겐 감점 요인이 있었다. 임 컨설턴트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느냐”고 묻자 박씨는 “취업 준비하는 동안 잠시 닫아뒀다”고 답했다. 임 컨설턴트는 “요즘 회사들이 홍보 수단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SNS”라며 “SNS를 실제 사용하지 않으면 홍보 업무에 적합한 인재라고 어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력서에 경력사항과 자격증 칸을 메우는 방식 역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박씨의 경우 워낙 대외활동을 많이 한 탓에 경력란이 빽빽했다. 자격증도 여럿이었다. 포토샵ㆍ리더십ㆍ고객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보유했다. 이에 대해 변 팀장은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부분만 담으라”고 조언했다. 홍보ㆍ마케팅을 지원하는 박씨의 경우 경력란에는 기획팀장으로 활동했던 것과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던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박씨처럼 온갖 경력을 다 적어놓으면 오히려 대학생 기자 활동 같은 주요 경력이 심사위원의 눈에 띄지 않고 묻혀버릴 수 있다. 변 팀장은 또 “‘고객관리 지도사’ 같은 자격증은 HRD, 즉 인재개발 직무에 필요한 자격증”이라며 “이런 것은 빼고 본인이 강점으로 내세울 부분에 집중하라”고 했다.

박씨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600점대 토익 점수. 그는 겨울방학 때 토익에만 전념해야 하는지 아니면 다양한 구직 관련 활동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한 답변은 "좀 더 성적을 올리되 지나치게 토익에만 매달리지는 말라”는 것이었다.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기준 점수만 넘기면 되지, 그 이상 점수가 높다고 해서 합격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박씨는 내심 졸업을 미루고 토익 성적을 올리는 방법까지 심각하게 고려하던 중이었다. 임 컨설턴트는 "그보다는 졸업을 하고 영어 공부도 하면서 다른 경험까지 같이 쌓는 것이 취업을 위한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면접 준비 요령에 대한 컨설팅도 이뤄졌다. 변 팀장은 "본인이 이런저런 활동을 하던 중에 어떤 것을 얻었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라”고 권했다. 경험을 정리한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은 면접 답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는 설명이다. 임 컨설턴트는 "박씨가 대답할 때 말끝을 흐린다”며 "이는 홍보·마케팅 지원자로 큰 결격 요인이 될 수 있으니 보다 자신감을 갖고 답변하라”고 주문했다.

박지민씨는

학력 인제대학교 언론광고학 졸업예정(2012년 2월)
학점 3.69(4.5만점)
자격증 ACA Photoshop CS3, 리더십 지도사, 고객관리 지도사, MOS(Microsoft Office Specialist)
외국어 토익 640점
경력 제주국제관악제 진행팀(2008년 8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술팀장(2010년 8월),
KT&G 상상 프렌즈 기획팀장(2010년 6~12월), 김해국제음악제 안내팀장(2011년 4월),
인제대학교 생활관 웹진 제작 및 기자(2011년 3~6월), 인제글로벌리더(2010년 9월~현재)
수상경력 인제토론대회 장려상(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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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뉴스 꼼꼼히 스크랩하면 능력과 애정 동시에 드러나

홍보직무 취업 전략

홍보담당자는 회사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심지어 입고 다니는 옷 하나도 신경써야 한다. 거기에 원만한 대인관계는 필수. 또 회사의 모든 부서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한 대기업 홍보팀 과장은 이런 홍보 업무를 “종합예술의 꽃”이라 칭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홍보 직무를 꿈꾸는 구직자를 위한 취업전략을 제시했다.

◇언론매체와 친하라=홍보팀의 기본 업무 중 하나가 신문·뉴스 스크랩과 보도자료 작성. 그래서 신문ㆍ방송을 보고 핵심 정보를 추려내 정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중요하다. 소속된 기업이나 조직의 입장을 옹호하고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입사 지원을 할 때 해당 기업의 관련 기사를 꼼꼼히 스크랩하고 기사를 분석해 간다면 정리 능력과 회사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

◇대화 스킬을 키워라=홍보맨은 내부적으로 모든 조직 구성원, 외부적으로는 기자나 방송작가 같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해야 한다. 이 때문에 내성적이거나 사람 만나는 걸 즐기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된다. 폭넓은 인간관계와 호감을 주는 대화 스킬을 면접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만 찾지 말라=대기업 홍보부서는 채용 규모가 적어 입사가 바늘구멍 뚫기다. 소비재를 생산ㆍ판매하는 중견기업을 노려보는 것은 어떨까. 이들 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마케팅팀과 홍보팀의 업무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홍보대행사 입사도 추천 대상. 홍보대행사는 중소·벤처 기업이나 외국계 회사처럼 홍보부서를 따로 두기 힘든 기업의 홍보 활동을 대신해 주는 곳이다. 중견기업이나 홍보대행사에서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홍보 경험을 쌓으면 대기업 홍보부서에 경력직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얼리어답터가 돼라=최근에는 소비자와 1 대 1로 소통하면서 제품을 직접 홍보하기 위해 홍보팀이 기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SNS나 인터넷 카페를 운영한 경험이 홍보팀 입사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매체나 홍보 수단이 생길 때마다 늘 관심을 갖고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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