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에 관여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구속기소된 박형선(59·사진) 해동건설 회장에 대해 법원이 징역 6년과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수조원에 이르는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경영진 20명 중 첫 선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염기창)는 13일 검찰이 공소 제기한 ▶영각사 납골당 사업 과정에서의 업무상 배임 ▶대전 관저지구 토지매매 중 업무상 횡령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한 알선수재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 네 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회장은 납골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납골당 인허가가 반려돼 사업이 좌초된 시점에도 무리한 대출을 받아내 부산저축은행에 128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박 회장이 대전시 서구 관저지구 개발사업에서도 특수목적법인(SPC)의 자금 9억여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 등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염 부장판사는 특히 “예금 채권자들이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일삼는 사회 지도층의 왜곡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저축은행 2대 주주인 박 회장은 박연호(61·구속기소) 회장과 김양(59·구속기소) 부회장 등 부산저축은행그룹 주요 임원들과 광주일고 동문으로 지난해 말 기준 부산저축은행 지분 9.11%를 소유하고 있다.
채윤경 기자
1280억 불법대출 배임죄 인정
기소 임원 20명 … 엄벌 신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