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보 마무리 위재영, 구원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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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삼성)과 구대성(한화) 등 맞수들을 압도하며 구원왕 2연패를 자신하던 진필중(두산)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병역비리의 질곡 속에서 허덕이다 올해부터 마무리 투수로 나선 위재영(현대)이 느새 31세이브포인트를 쌓으면서 진필중을 2세이브포인트 차로 바짝 추격했다.

2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대결에서 위재영은 8회부터 5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1안타만 내주고 6-4 승리를 지킨 위재영은 2승2패29세이브를 기록, 마무리 데뷔 첫해 40세이브 돌파를 예약했다.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마무리 투수로 돌아선 사례는 많지만 위재영처럼 마무리 환 첫해 고수들이 득실득실한 구원투수 부문에서 '지존'을 다툴만큼 빠르게 성장한 경우는 흔치 않다.

선발로 나설 때도 스트라이크존 안팎을 찌르는 제구력을 갖춘 빠른 직구를 앞세워 템포 빠른 승부를 즐긴 위재영이 마무리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현대 코칭스태프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지난해 병역 비리에 연루돼 마음 고생을 겪으며 6승8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위재영은 플로리다 전지훈련 때 코칭 스태프에게 마무리 투수 전환을 제의받았지만 자신감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마무리릍 맡던 정명원이 체력부담으로 다시 선발투수로 돌아간데다 정민태, 김수경, 임선동 등 쟁쟁한 선발투수진에 끼기엔 더욱 자신이 없었던 위재영은 활의 길은 철벽 마무리로 다시 태어나는 것 이외엔 없다는 절박감으로 혼신의 힘을 쏟은 결과 구원왕 후보로까지 올라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위재영은 막강 선발진과 가공할 화력을 갖춘 타선의 지원을 얻고 있어 세이브를 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얼마든지 타이틀을 노려볼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진필중-임창용의 숨가쁜 구원왕 타이틀 경쟁을 지켜봤던 팬들은 위재영의 등장으로 2년 연속 구원투수들의 삼진쇼를 만끽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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