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북한, 동시 입장 수용 시사

중앙일보

입력

남북한의 역사적인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이 북한측의 수용 시사로 확실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8일 밤(한국시간) "올림픽 남북 동시입장때 올림픽기만 앞세우고 양측 국기는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북한측 제안을 "상당히 좋은 생각"이라고 집행위 명의로 북한측에 답신을 보냈다.

앞서 박명철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겸 체육상은 IOC에 서한을 보내 "남북 통일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양측 국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측의 이같은 입장은 남북한의 시드니 올림픽 동시 입장에 관련한 첫 공식 반응으로 일단 거부의 뜻이 없어 북한이 동시 입장을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한국은 6월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시드니 올림픽에 남북이 동시에 입장하자며 원칙적인 제안만을 한 상태이며 이에앞서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남북이 올림픽기를 앞세우고 각각의 국기아래 입장하는 안을 제시했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한 관계자는 북측의 이번 입장 표명은 아직 남북 동시 입장을 명확히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올림픽 동시 입장문제가 29일 서울에서 개막되는 제1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이어 양측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간 회의에서 더욱 심도있게 구체화 될 것이라며 아직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은 28일자로 "IOC가 남북한의 국기를 배제하고 올림픽기만을 들고 올림픽 개막식에 공동입장하자는 북한측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OC 관계자들은 사견임을 전제, "아직까지 국기 사용을 비롯한 남북올림픽 동시입장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이 없다"며 AP 보도가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0년 세계탁수선수권과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때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을 때도 양국 국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시, 올림픽에서 국기를 사용하게 되면 분단을 고착화하는 상징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 사용 문제는 동시 입장 성사의 관건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면 국가(國歌),중립적인 단복 등의 사항의 합의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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