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부모 돌봐주는 로봇, 뇌 활동 조절하는 칩 … 10년 뒤의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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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관계를 통해 상호 작용을 하고 한 개체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마련이다. 성공과 행복에 미치는 관계의 영향도 결정적이다. 특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는 인간 관계와 개인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F8에서 발표를 하는 모습.

10년 후 세상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최재천 지음
청림출판
387쪽, 1만6000원

아마도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는 올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벌어진 중앙선관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같은 시도는 불가능할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는 컴퓨터 법의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는 가까운 미래에 가장 유망할 분야로 ‘뇌 칩 이식술’을 꼽는다. 두피에서 뇌파를 변화시켜 뇌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도 곧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가능케 해주는 뇌 공학이 10년 뒤면 꽃을 피울 것이란 예측이다.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등 각계 전문가 16명과 지난 1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내다 본 10년 후 세상의 모습이다. 기획을 이끈 이양수 중앙SUNDAY 편집국장 대리는 “거대담론보다 개인 생활의 변화상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가능하고, 타당하고, 선호하는 미래를 33가지 트렌드 키워드로 풀었다.

 주제마다 2021년을 전후한 시기에 가상 인물에게 벌어질 법한 생활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난치병 잡는 핵무기, 계약 깨면 남남 되는 파트너 혼(婚), 녹색문명 시대에 떠오르는 ‘그린 칼라’, 몸 속에서 암과 싸우고 자녀 대신 노부모 돌보는 로봇 등 내일의 비전(vision)을 갖추는 데 필요한 정보가 푸짐하다.

 2000년 새천년을 앞두고 법석을 떨었던 10년 전을 지금 돌아보면 인간 시계가 헤아리는 10년이란 우주의 티끌도 되지 못한다는 감이 온다. 그렇다 해도 주저앉아 세월아 네월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의 서장(序章)을 쓴 최재천 교수의 한마디가 따끔하다. “모두가 직업을 대여섯 차례씩 바꾸며 사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한 우물만 파고 살 수 있는 시절은 갔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지식 없이 직업을 대여섯 차례나 성공적으로 갈아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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