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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열전]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중앙일보

입력

1976년 4월 5일 스페인의 작은 도시 손세카(Sonseca)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빨간 축구화의 주인공 페르난도 모리엔테스(Fernando Morientes)는 팀동료 라울과 함께 향후 스페인 축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대들보로 손꼽히는 선수다.

186cm, 79kg의 건장한 체구의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탁월한 위치 선정과 수비 배후를 파고드는 움직임을 장점으로 헤딩 능력과 문전에서의 마무리 능력, 그리고 일대일 상황에서의 개인기, 등 어느 한군데도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대형 스트라이커라 할 수 있는 선수다.

1993년 11월 7일 테네리페(Tenerife) 전을 시작으로 처음 프로 무대에 입문한 모리엔테스는 알바세테(Albacete)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레알 사라고사(Real Zaragoza)로 팀을 옮겨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다.

96/97 시즌 15골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레알 사라고사에서의 두 시즌 동안 총 28골을 득점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시즌 직후 그의 진가에 주목하던 스페인 최고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로 당시 이적료 6백6십만 불에 이적하게 된다.

96/97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27번째 우승을 안겨준 크로아티아의 축구 영웅 다보르 수케르(Davor Suker)를 97/98 시즌 벤치로 내몰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모리엔테스의 골잡이로서의 특출난 재능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첫 시즌, 그는 리그에서 12골을 성공시키며 팀내 최다 득점은 물론, 팀이 통산 7번째 챔피언스 컵을 차지하는데 일조하며 풋내기라는 오명을 벗고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이어 지난 99/00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한 축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한 모리엔테스는 지난 5월 발렌시아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번 챔피언스 컵에 입맞추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매번 행운만이 따라준 것은 아니었다.

유로 2000 예선 4경기에 나서 2골을 터뜨리며 라울과 스페인 공격의 한자리를 담당할 것으로 여겨졌던 그가 카마초(Camacho) 감독의 최종 선수 명단에 우르자이즈(Ismael Urzaiz)로 대신되어져 있었던 것이다.

1998년 3월 스웨덴과의 친선 경기에서 시작한지 단 2분만에 2골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기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국제 무대에 데뷔했던 그에게 이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좌절의 기억으로 남게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유로 2000에서 8강에 머물고 만 스페인이었기에 그를 아끼는 팬들의 아쉬움이 더더욱 컸으리란 것또한 쉽게 짐작이 가는 부분일 것이다.

새롭게 시작될 시즌을 맞이하여 라울의 섬세함과 모리엔테스의 파워풀한 결정력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어준다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스페인 리그 정상 탈환은 시간 문제일 뿐더러, 이들이 주축이 되어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나설 스페인 무적 함대의 위용은 가히 축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까 전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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